푸틴, 러 개발 코로나19 백신 유엔 직원들에 무상 제공 제안

입력 2020-09-23 02:34  

푸틴, 러 개발 코로나19 백신 유엔 직원들에 무상 제공 제안
유엔 총회 화상연설…"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 연장 최우선 과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유엔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는 유엔 직원들에게 모든 수준 높은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특히 자발적 접종을 원하는 유엔과 그 산하조직 직원들에게 러시아 백신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유엔 직원들로부터 관련 요청을 받았으며 그에 대해 무관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자체 개발해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이었다.
푸틴은 코로나19 백신은 가까운 미래에 전 세계 국가에서 사용 가능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 대처와 관련) 모든 국가 및 국제조직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이는 신뢰와 안정성, 효능을 증명한 러시아 백신의 다른 나라 공급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1일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공식 등록(승인)했다.
스푸트니크 V는 그러나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을 건너뛴 채 1, 2상 뒤 국가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현재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한 '등록 후 시험'(3상 시험)을 시행 중인 러시아는 이 백신의 해외 생산과 외국 공급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국제 현안인 군축과 전략적 안정성 확보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내년 시한이 만료되는 미국과의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관해 언급하며 "뉴스타트 협정 연장은 러시아와 미국이 신속히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협정 연장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2010년 체결돼 2011년 2월 5일 발효한 10년 기한의 뉴스타트 협정은 2021년 2월 5일 만료된다.
이 조약은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이하로, 이를 운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의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뉴스타트 연장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미국은 양자 협정이 아니라 중국이나 다른 주요 핵보유국이 동참하는 새로운 협정이 필요하다면서 뉴스타트를 그대로 연장하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푸틴은 또 러시아가 지난해 유럽과 다른 지역에 지상용 중단거리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엄(동결)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화답을 촉구했다.
푸틴은 이밖에 우주에 무기를 배치하거나 우주 시설물에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적 강제력이 있는 국제협정을 모든 우주 강국들의 참여로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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