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중남미 정치지형도 바꿀까…"포퓰리즘 힘 얻을 수도"

입력 2020-10-22 09:19   수정 2020-10-22 10:15

코로나가 중남미 정치지형도 바꿀까…"포퓰리즘 힘 얻을 수도"
로이터 "볼리비아 대선, 팬데믹이 포퓰리즘 부추길 가능성 보여줘"
긴축 거부감도 확산…내년 칠레·에콰도르 대선 영향 주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좌파 정당 사회주의운동(MAS) 후보가 사실상 당선을 확정한 지난 18일(현지시간) 볼리비아의 대선 결과는 다수의 예측을 빗나갔다.
에보 모랄레스 전 정권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루이스 아르세 MAS 후보가 가장 많은 표를 얻으리라는 것은 대다수가 예상한 대로였지만, 결선 없이 단숨에 승리를 확정할 것이라고 확신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아르세 후보는 출구조사는 물론 21일 현재 막바지로 향하는 공식 개표에서도 즉시 당선이 가능한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부정 의혹으로 무효가 된 지난해 대선에서 모랄레스의 득표율보다도 높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여러 설명이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결하는 분석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분석 기사에서 "볼리비아 선거는 팬데믹이 중남미 포퓰리즘을 부추길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볼리비아를 비롯한 중남미 각국은 코로나19로 다른 지역에 비해 큰 경제 충격을 받고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선거 부정 논란 속에 지난해 11월 물러난 후 그 자리를 메운 우파 임시 정부는 코로나19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생활고는 극심해지고 정부에 대한 불만도 쌓이면서 국민은 변화를 원하고, 결국 포퓰리스트 지도자로 기울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볼리비아 대선뿐 아니라 내년 중남미 다른 지역 선거에도 영향을 미쳐 "중남미 정치에 극적인 변화의 한 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내년 중남미엔 칠레, 페루, 에콰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에서 대선이,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총선이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우파 정부가 들어서 있는 칠레, 에콰도르, 콜롬비아에서 지난해 말 반정부 시위가 번지면서 포퓰리즘의 득세나 정권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중남미 각국에서는 '긴축'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커지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중미 코스타리카에선 최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추진하자 거센 반대 시위가 이어져 부상자가 속출했다. 에콰도르에서도 22일 IMF 협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예정돼 있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벤저민 게던은 로이터에 "중남미의 코로나19 타격은 부채와 재정 감축에 반대하고 부패와 싸우는 아웃사이더나 포퓰리스트들에겐 뜻밖의 선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컨트롤 리스크스'의 클라우디아 나바스는 볼리비아의 대선 결과가 중남미 좌파 야당들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며 "현재는 좌파 정당들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대선에서 승리한 볼리비아 사회주의가 "중남미 '핑크 타이드'를 되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핑크 타이드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남미에서 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세력이 득세한 것을 가리킨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10년대 원자잿값 하락과 함께 핑크 타이드가 퇴조할 때도 끝까지 생존했던 좌파 지도자였다.
무리한 장기집권 시도로 원성을 샀던 모랄레스는 결국 불명예 퇴진했지만, 우파 임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과도한 모랄레스 탄압은 볼리비아 국민이 다시 좌파 정부를 택하게 했다.
볼리비아 전문가인 짐 슐츠는 WP에 "볼리비아 사례는 핑크 타이드에 대한 우파의 대응 실패를 단시간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포퓰리스트 정부가 인기 있는 데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