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물빚' 만기 직전에 미국과 국경 '물 분쟁'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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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23 02:25  

멕시코, '물빚' 만기 직전에 미국과 국경 '물 분쟁' 봉합

멕시코, '물빚' 만기 직전에 미국과 국경 '물 분쟁' 봉합
양국, 1944년 '물 협약' 이행 관련해 합의 이뤄
"인구 증가·기후변화 속에 물 분쟁 재연 가능성"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하천 물을 둘러싼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어제 미국 측과 물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합의에 서명했다"며 미국 측이 멕시코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준 데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멕시코는 미국에 갚아야 할 '물 빚' 때문에 안팎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오는 24일로 예정된 지급 마감 직전에 미국과 합의를 이루면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최근 물 분쟁의 배경엔 1944년 양국이 체결한 물 협약이 있다.
육로 국경을 길게 맞댄 미국과 멕시코는 국경 지역 하천의 물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놓고 갈등하다 일정량의 물을 주고받기로 약속했다.
멕시코는 리오그란데강, 미국은 콜로라도강의 물을 상대국에 보내기로 했는데, 물의 양으로 보면 멕시코가 미국서 받는 것이 주는 것보다 4배가량 많다.
그러나 올해 멕시코 북부 지역의 가뭄 탓에 5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마감을 앞두고 멕시코는 거의 1년 치에 해당하는 물 빚을 남겨둔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북부 치와와주 국경 지역의 농민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물을 미국으로 흘려보내는 것을 막기 위해 댐을 점거한 채 거세게 항의했다.

격렬한 시위 과정에서 사상자도 나왔고, 주 정부도 농민 편에서 중앙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정쟁으로도 번졌다.
미국 국경 지역의 농민들도 받아야 할 물을 제때 받지 못한 데 반발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멕시코 측에 물 납부를 종용할 것을 미 국무부에 요구했고, 한 텍사스 주 하원의원은 멕시코로 들어가는 콜로라도강의 물길을 끊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멕시코 정부는 제때 물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미국이 관세 등으로 보복할 수도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번 합의에 따라 멕시코는 치와와주 외에 다른 하천과 댐에서도 물을 끌어다 미국에 보내 할당량을 채울 예정이다. 물 지급 일정도 보다 유연해진다고 멕시코 당국은 설명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가 가뭄 등으로 긴급하게 물이 필요할 경우엔 미국이 도와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단 발등의 불은 껐지만, 기후변화 속에 이같은 분쟁이 언제라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지난 19일 기사에서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로 필수 자원인 물에 대한 경쟁이 심화했다"며 이번 갈등이 앞으로 이어질 물 분쟁의 '예고'일 수 있다고 표현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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