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생전에 흘렸던 두 번의 눈물…재판과 평창

입력 2020-10-25 12:59   수정 2020-10-25 17:10

[이건희 별세] 생전에 흘렸던 두 번의 눈물…재판과 평창
비자금 재판 받다 "1위는 정말 어렵다" 말한 뒤 눈물
평창올림픽 유치 성공한 뒤 눈물 흘리는 모습 포착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에 강인하기로 유명했지만 공개석상에서 두차례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2008년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기소됐다. 그해 7월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여섯번째 재판에서 판사는 이 회장에게 '계열사 중 특별히 중요한 회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회장은 "전자와 생명"이라고 답했다.
이어 "삼성전자[005930]에서 나오는 제품 중 11개가 세계 1위인데 1위는 정말 어렵다. 그런 회사를 만들려면 10년, 20년 갖고는 안된다"고 말을 이어가다 목이 메었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당시 이 회장은 퇴진해 삼성전자 대표이사직도 내려놓은 상태였다.
이 회장은 이듬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100억원을 선고받았다.

경영권 편법승계 문제, 검사 '떡값' 제공 의혹, 비자금 사건 등으로 이 회장과 삼성은 세간의 부정적 평가에 시달렸다.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공도 컸지만 이면이 비판받았다.
회장직을 내놓은 이 회장에게 사회에 공헌할 기회는 평창올림픽과 함께 찾아왔다.
2018년에 열릴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대해 이 부회장에게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온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두차례 실패한 후였다.
이 회장은 10년 넘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맡았고 평소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동호인으로서 세계 체육계에 영향력이 있었다.
이에 따라 재계와 체육계에서 이 회장의 도움을 받자는 제안이 나왔고, 정부도 이를 수용해 2009년 12월 이 회장을 단독 사면했다.

막중한 부담을 안은 이 회장은 동계올림픽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2010년 2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석을 시작으로 이후 1년 반 동안 11차례에 걸쳐 170일 간 해외 출장을 다녔다.
IOC 위원 110명을 거의 전부 만나는 강행군이었다. 총 이동거리는 21만㎞로 지구를 다섯 바퀴 넘게 돈 셈이었다.
2011년 7월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을 외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요란한 분위기 속에서 이 회장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아공에서 귀국하는 이 회장에게 기자들이 심경을 묻자 이 회장은 "지금은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며 그동안 받았던 심적 압박을 털어놓은 바 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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