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따라 커지는 '동박' 수요…SK넥실리스 "해외증설"

입력 2020-10-26 09:00  

전기차 시장 따라 커지는 '동박' 수요…SK넥실리스 "해외증설"
'동박 생산' 정읍공장 증설하는 SK넥실리스…"연내 해외 공장 부지도 결정"
김영태 대표 "SK넥실리스 기술력 세계 최고…업계 평균보다 5∼8년 앞서"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전라북도 정읍시 북면. 외진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대규모 현대식 공장이 대뜸 모습을 드러낸다. 푸른 지붕을 한 공장 외관에는 'SK넥실리스'라는 사명이 SK계열사 특유의 빨강과 주황색으로 쓰여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 '동박'(Copper Foil)을 만드는 SK넥실리스의 정읍 공장이다.
비록 'SK넥실리스'라는 사명도, '동박'이라는 제품도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익숙하지 않지만, SK넥실리스 정읍공장에서 만든 동박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한다.
지난 22일 방문한 SK넥실리스 정읍공장에서는 수십 대의 '제박기'(동박을 만드는 기계)가 천천히 돌아가며 머리카락 20∼30분의 1 두께의 동색 동박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 '동박'…SK넥실리스 "기술력 세계 최고"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2차 전지 음극재로 쓰인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이기도 한 동박은 얇을수록 배터리 고용량화·경량화에 유리하다. 구리 두께 감소만큼 무게가 감소하고, 활물질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어 단위 체적당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얇은 동박을 사용하면 스마트폰·노트북 등 일상생활 속 IT 기기를 보다 가볍고 오래 사용할 수 있고, 특히 비행을 위해 무게가 가벼워야 하는 드론에도 적합하다.
하지만 마이크로미터(㎛, 1m의 100만분의 1) 단위의 두께인 동박을 더 얇게 제조하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동박이 얇을수록 쉽게 찢기고 주름이 생길 수 있어서 동박을 얇고 길게 생산하는 데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세계 동박 시장 1위사인 SK넥실리스는 2013년 6㎛ 두께 동박, 2017년에는 5㎛ 두께 동박을 최초로 양산했다. 지난해에는 4㎛ 동박을 30㎞ 길이로 양산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4㎛ 동박은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수준이고,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알루미늄 포일(16㎛)의 4분의 1 두께다.
SK넥실리스는 올해 7월 '고용량 리튬전지용 동박'으로 국내 권위 기술상인 장영실상 중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SK넥실리스는 이처럼 얇은 동박을 타사에 비해 넓고 길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과 설비를 갖춰 효율성을 높였다. SK넥실리스는 자사의 이 같은 동박 제조 기술력이 업계 평균보다 5∼8년 앞서고 있는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SK넥실리스 동박 제품은 LG화학과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세계 배터리 제조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 정읍 5·6공장 증설 이어 해외까지…"연내 해외 부지 결정"
SK넥실리스 정읍 공장 면적은 총 3만9천평 규모다. 현재 정읍공장에선 1·2·3·4 공장 4곳이 가동되고 있는데, 연간 동박 생산량은 약 3만4천t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증가 등으로 배터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동박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났고, SK넥실리스는 올해 3월 정읍 5공장 증설을 결정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 정읍 6공장 추가 증설을 결정했다. 두 공장 증설에는 각각 1천200억원씩 총 2천400억원이 투자됐다.
SK넥실리스는 정읍 5공장을 내년 하반기, 6공장을 내후년 1분기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6공장까지 완공될 경우 SK넥실리스 정읍공장의 동박 생산능력은 연간 5만2천t까지 늘어난다.
SK넥실리스는 정읍공장 증설에 이어 해외 생산라인 건설까지 막판 고심 중이다.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는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빠르게 성장하는 동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는데, 정읍공장 부지에는 더는 공간이 없다"며 "생산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유럽, 미주 지역을 대상으로 공장 신설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는 올해 안으로 해외 진출 지역을 확정할 방침이다. SK넥실리스는 해외 공장 신설 등을 통해 2025년까지 현재보다 생산 능력을 3∼4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영태 SK넥실리스 대표는 "SK넥실리스의 동박 제조 기술력은 업계 내 평균 5∼8년 앞섰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세계 최고 기술력에 걸맞은 최신 생산시설을 확보해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SK넥실리스는 올해 초 SK그룹 계열 화학·소재업체 SKC[011790]에 인수됐다. 사명도 올해 4월 기존 KCFT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넥실리스'(nexilis)는 라틴어로 '연결'이라는 뜻으로,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미래 사회의 모빌리티를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사명에 담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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