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성조기 흔들며 "트럼프 4년 더"…트럭 행진에 모인 지지자들

입력 2020-11-02 06:01   수정 2020-11-02 15:41

[르포] 성조기 흔들며 "트럼프 4년 더"…트럭 행진에 모인 지지자들
주말 트럼프 소유 뉴저지 골프클럽 인근 수천명 모여…각종 차량 주차장 가득 채워


(베드민스터[미 뉴저지주]=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대선을 사흘 앞둔 주말인 31일(현지시간) 오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문구가 적힌 깃발과 성조기를 부착한 차량이 경적을 울리면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모여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앞에 위치한 공립도서관 주변 주차공간은 순식간에 대형 트럭과 픽업트럭, 승용차 등 각종 차들로 가득 채워졌다.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도로변과 주변 민간회사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공립도서관 잔디밭에 모였다.
이 행사를 기획한 '트럼프 트럭 퍼레이드'가 추산한 참가인원은 최소 4천명. 2천대의 주차공간을 가득 채운 차량 1대당 평균 2명의 인원이 탑승했다는 가정 아래 나온 수치다.
현장에 나온 경찰도 적어도 1천명 이상이 모였다고 말했다.


행사 기획자는 존재하지만, 따로 식순이 있는 행사는 아니었다.
도로변에 늘어선 참가자들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깃발과 플래카드를 흔들면서 환호성을 지를 뿐이었다.
행사를 기획한 로버트 위긴스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많은 사람이 무엇인가 하고 싶어하지만, 미디어는 우리의 목소리에 주목하지 않는다"라며 "그래서 직접 거리에 나와 트럼프 지지자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인 행사이기 때문에 당연하겠지만,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확신한다고 입을 모았다.
CNN 등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선 미국 언론의 여론조사는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또한 이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선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죄수복 차림에 바이든 후보의 가면을 쓰고 행사에 참석한 히스패닉계 청년 안토니오는 "바이든은 부통령 재직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국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돈을 받았다"며 "바이든은 47년 정계에 있으면서 부패한 가족 일에만 신경을 썼다"고 주장했다.
최근 공화당 주류로 부각하는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에 영향을 받은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SUV에 대형 타이어를 장착한 이른바 몬스터 트럭을 몰고 행사에 참석한 페이지 부부는 "바이든은 '딥스테이트'의 일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해야 딥스테이트라는 썩은 물을 청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큐어넌은 미국 정부의 고위 관료와 민주당 정치인들을 '딥 스테이트'라고 싸잡아 공격하고 있다. 권력 사유화를 위해 결탁했을 뿐 아니라 인신매매한 아동의 피를 마시는 악마숭배 의식을 치른다는 주장도 확산시키고 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딥스테이트라는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정치권에 투신한 구세주로 보고 있다.

도로를 지나는 차들은 이들이 외치는 "4년 더"라는 구호에 맞춰 경적을 울리며 호응했다.
지난 주말 뉴욕 맨해튼에선 트럭 행진을 하던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부 시민들과 주먹싸움을 벌이는 등 적대감에 노출됐지만, 적어도 이곳에서만큼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아무런 문제도 겪지 않았다.
이 행사를 4시간 동안 취재하면서 마주친 흑인 참가자는 1명. 히스패닉계는 죄수복에 바이든 가면을 쓰고 참석한 안토니오뿐이었다.
도로변을 가득 메운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인이 절대다수였다.
미국 통계청이 추정한 작년 7월 현재 미국 인구는 3억2천800만명. 인종별로는 통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최소 60% 이상이 히스패닉을 제외한 백인이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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