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 표명한 바이든…글로벌 동맹 재건 행보 가속화

입력 2020-11-12 13:20   수정 2020-11-12 14:27

'한미동맹 강화' 표명한 바이든…글로벌 동맹 재건 행보 가속화
역내 한국 '핵심축' 역할 재확인하며 북한 등 현안 협력 강조
유럽 이어 인도태평양 핵심동맹 한·일·호주 정상 연쇄통화…中견제 해석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과 첫 전화 통화에서 한미동맹 강화의 기대를 표시하는 등 한국, 일본, 호주 정상과 잇따라 통화하며 동맹 강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12일 오전 9시(미국 동부시간 11일 오후 7시) 통화를 하고 한미동맹을 비롯한 한반도 현안을 논의했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통화 이후 보도자료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으로서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부터 기후변화까지 공동의 도전 과제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말했고, 민주주의 강화에 관한 상호 관심뿐만 아니라 한미동맹을 뒷받침할 공동의 가치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입장 표명은 동맹 관계를 경시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전통적인 한미동맹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거래적 관점에서 동맹을 대하는 입장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은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고수했고, 일각에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을 약화하는 기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서 180도 선회, 핵심 동맹인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에 대한 의지를 이날 통화에서 재차 피력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 재향군인의 날인 이날 오전에는 델라웨어 인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기도 했다. 한국을 '혈맹', '친구'라며 각별히 대해온 바이든 당선인이 미 참전용사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동맹과의 관계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7일 대선 승리를 선언한 뒤 이번 주 들어 해외 정상들과 연쇄 통화에 나섰다.
전날 영국,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등 유럽 주요국 정상 및 캐나다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균열을 보인 협력 관계 회복을 약속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에 앞서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통화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도 통화가 이뤄졌다.
유럽 등 '대서양 동맹'과의 협력 재건 시동에 이어 한국, 일본, 호주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 핵심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행보에 나선 것이다.
바이든 측은 일본과의 통화와 관련, 미일 안보조약 5조에 따른 양국 방위 약속을 강조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춧돌'(cornerstone·코너스톤)로서 기후변화와 세계 민주주의 강화, 미일동맹 강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호주와의 통화에서도 동맹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과 번영 유지를 포함해 많은 공동 과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호주는 아시아의 핵심 동맹으로,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에 앞서 발표한 정강정책에서도 이들 국가와의 협력을 강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 일본, 호주 등 3개국 정상 통화에서 모두 인도·태평양지역의 안전 문제를 언급해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력한 대(對) 중국 압박 전략을 바이든 행정부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하며 아시아 지역 동맹의 동참 필요성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과 동·남중국해 해양 안보를 놓고 충돌했으며 홍콩,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도 갈등을 보였다. 경제 측면에서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구상을 강화해왔다.


이와 함께 바이든 당선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보건 위기 및 기후변화 등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한국 등과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구축과 관련해서도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과의 조율을 통한 해결을 모색해나갈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강경한 대북관을 갖고 있고, 정상 간 담판보다는 원칙에 입각한 실무협상을 중시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면서도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북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동맹과 일관되고 조율된 활동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시간 기준으로 스가 총리와는 오전 8시30분부터 통화했으며 문 대통령과는 9시부터 통화가 이뤄졌다.
앞서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11월 10일 통화했으며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박 전 대통령보다 2시간 앞서 통화했다.
'트럼프 지우기'에 나선 바이든 당선인이 주요 동맹과의 연쇄 통화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 구축을 시도하며 관계 재건을 본격화, 국제질서 재편이 가속할 전망이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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