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나치독일서 부친 구해준 미군…미국, 지구 최후희망"

입력 2020-11-25 16:06   수정 2020-11-25 16:56

블링컨 "나치독일서 부친 구해준 미군…미국, 지구 최후희망"
미 국무 지명자, 홀로코스트 생존한 의붓아버지 이야기 소개
"독일서 미군 만나자 '신의 은총을'…미국은 바로 그런 곳"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이 국제사회 지도국으로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나치 치하 독일에서 미군을 만나 구조된 의붓아버지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24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팀 지명자 소개 행사에서 "내 가족에게 미국이란 말 그대로 지구상 최고, 최후의 희망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였던 의붓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서 미군을 만난 일화를 전했다.
그는 "작고하신 의붓아버지 새뮤얼 피사는 폴란드 비알리스토크의 학교 재학생 900명 중 한 명이었지만, 강제수용소에서 4년을 보낸 후 생존자는 그밖에 없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쟁이 끝날 때쯤 아버지는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죽음의 행군'을 하던 중 숲속으로 탈출했다"면서 "숨어있던 장소에서 그는 무언가 우르릉거리는 깊은 소리를 들었다. 탱크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탱크에 나치를 상징하는 철십자 문양 대신 흰색 별 5개가 새겨져 있었다"면서 "아버지가 달려가자 출입구가 열렸고 흑인 미군 한 명이 그를 내려다봤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본인이 알던 유일한 영어 표현이자 자신의 어머니가 전쟁 전에 가르쳐주신 '미국에 하나님의 은총을'(God Bless America)'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미국은 바로 그런 곳"이라면서 "완벽하진 않을지라도, 전 세계에 미국은 바로 이런 모습을 상징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겸허함과 확신을 동시에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은 지구상의 어떤 나라보다 우리 시대의 도전에 맞서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의 의붓아버지인 피사는 전후 호주 멜버른대, 미국 하버드대,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각각 법학 학위를 받은 후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1960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의 경제, 외교정책 고문을 역임하고 국무부와 상하원에서도 고문으로 활동했다.
1981년에는 홀로코스트 생존기를 담은 회고록 '피와 희망에 관하여'(Of Blood and Hope)를 출간했다. 그는 2015년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