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정…343개사 내부거래 27조 새로 감시망에 올라

입력 2020-12-09 18:35   수정 2020-12-09 18:48

공정거래법 개정…343개사 내부거래 27조 새로 감시망에 올라

(세종=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던 343개 기업의 약 27조원 규모 내부거래가 내년 말부터 '일감 몰아주기' 감시망에 오른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현행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 상장사·20% 이상 비상장사에서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상장·비상장사와 이들이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로 넓어진다.
공정위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가운데 지금은 규제대상이 아니지만 앞으로는 그 대상에 오를 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43개이며, 이들의 2019년 내부거래액은 26조5천억원에 달한다.
이미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오른 곳(176개, 8조8천억원)보다 기업 수와 내부거래액 모두 많다.
법 개정으로 감시망에 새로 포함될 회사 중에서는 총수일가가 지분 29.9%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가 대표적이다. 물류회사인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3조1천200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삼성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삼성물산의 완전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도 규제대상에 추가된다. 단체급식업체인 삼성웰스토리는 매출액의 38.3%를 계열사 일감으로 채웠다.
이밖에 총수일가 지분율이 28.59%인 SK, 29.1%인 LG, 26.76%인 한화 등 재계 주요 그룹도 모두 규제대상에 올라간다.
현행 공정거래법 23조 1항 제7호에 따라 그룹 내 여러 회사가 특정 계열사를 조직적으로 부당지원하는 것은 지금도 처벌할 수 있다.
다만 특정 계열사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 시장가격을 적용하는 대신 일감을 몰아줘 매출액을 올리는 것은 제재하기 어렵다.
반대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다루는 공정거래법 23조의 2항에 따르면 지원객체 회사가 수행할 경우 상당한 이익이 되는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사업능력이나 거래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나 타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행위도 제재받을 수 있다.
대신 계열사 간 내부거래라고 해도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 등 거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는 제재를 피할 수 있다. 특정 기업이 사익편취 적용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정상적인 내부거래는 금지되지 않는 셈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규제 대상 확대로 내부거래가 과도히 제약되겠느냐는 물음에 "부당한 내부거래를 규제한다는 내용이지 정상적인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는 아니다"며 "그동안 사익편취를 규율했으나 사각지대가 존재했고, 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법 통과후 1년 지난 시점부터 시행되는 만큼 내년 말께부터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새로 오른 회사들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한 내부거래를 이어가면 공정위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관련 과징금도 늘었다.
법 개정에 따라 총수일가 부당지원 관련 과징금은 종전의 '관련 매출액의 최대 5%'에서 10%로 두 배 올라갔다.
다만 개정안 시행 전 발생한 지원행위는 예전 법의 적용을 받는다.
공정위는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웰스토리, 삼우종합건축사무소를 부당 지원한 혐의에 관해 조사해오고 있다. 삼성웰스토리와 삼우종합건축사무소는 내년 말부터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에 올라 이 건은 바뀐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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