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국방장관 인선은 외교우위 기조확인…중국 견제엔 약점"

입력 2020-12-10 02:20  

"바이든 국방장관 인선은 외교우위 기조확인…중국 견제엔 약점"
"정치싸움 피하고 사석에서도 견해 표명 꺼려"…외교라인에 힘싣는 역할 방점
"바이든, 중국 위협 심각하게 보지 않는 신호" 지적…장남과 친분도 인선 영향 시각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을 국방부 장관에 발탁한 것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의 외교 주도권 회복과 동맹 복원을 목표로 한 외교라인의 정책에 보조를 맞추도록 하는 쪽에 국방부의 역할을 두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또 미국이 최대 위협으로 삼는 중국을 비롯해 오스틴 지명자의 동아시아 경험 부족은 국방전략의 수립과 실행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의 오스틴 기용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처럼 외교정책을 놓고 벌어진 싸움을 피하겠다는 기대를 내비친 것이라고 봤다.
오스틴 지명자는 과거 워싱턴에서 벌어진 정치 공방을 피하려는 태도를 취했는데, 이는 국방부가 아닌 백악관이 국가안보정책을 주도하도록 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의도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오스틴 지명자는 미 역사상 첫 흑인 중부사령관 등 주목받는 자리에 잇따라 지명됐지만 재임 시절 안팎의 조명을 피하며 종종 사석에서조차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길 꺼렸다고 WP는 전했다.
다른 장성들과 달리 오스틴은 퇴역 후에도 자기 생각을 담은 저서를 발간하거나 싱크탱크에서 정책적 입장을 주장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등이 외교정책을 주도하는 것을 돕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전날 애틀랜틱 기고문에서 오스틴 발탁 배경에 대해 "오스틴처럼 군대는 국가 안보의 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그와 나는 군대를 최후의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외교관과 전문가들이 외교정책을 주도하도록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WP는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 시절인 2009년 아프가니스탄에 4만 명의 신규 군대를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 군 지도자들과 충돌했지만 결국 격렬한 논쟁에서 패배했고, 이 상처가 오스틴을 선택한 배경이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오스틴은 이라크 주둔 사령관 시절인 2011년 이라크 주둔군 감축에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얼마 안 돼 감축을 희망하는 워싱턴의 뜻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2010년 오스틴의 이라크 사령관 취임식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고, 이런 개인적 관계가 인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스틴은 이라크 근무 시절 바이든 당선인의 장남인 보 바이든을 참모로 두고 있었으며, 이들은 매주 예배에 함께 참석하고 이후에도 계속 연락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은 보를 자신의 정치적 후계자로 여길 정도로 아꼈지만 보는 2015년 뇌암으로 사망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을 러닝메이트로 선정할 때도 보와 그녀의 친분이 일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미 행정부와 의회를 불문하고 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방력 강화에 비중을 둬야 한다는 초당적 공감대가 있지만 오스틴이 이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 역시 있다.
오스틴의 해외 근무는 주로 중동과 유럽에 집중돼 있고,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근무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입장에서 동아시아는 중국의 영향력 팽창을 억제할 핵심 지역인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라는 큰 과제를 두고 있는 곳이지만, 오스틴은 이 분야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인 셈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문가들이 미국의 가장 긴급한 도전으로 여겨지는 분야에서 오스틴의 경험 부족을 우려한다며 이는 바로 점점 더 공격적인 중국이라고 말했다.
전직 국방 관료인 엘브리지 콜비는 폴리티코에 "바이든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우리가 필요로 하는 만큼 심각하고 긴급하게 받아들이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인 오리아나 스카일러 마스트로는 WP 기고문에서 오스틴은 바이든 당선인 입장에서 분명히 안전한 선택이라면서도 중국 대처 문제에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장관을 선택한 것은 결코 안전한 것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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