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마다 죽는데 병상도 없다"…미 병원 '크리스마스 악몽'

입력 2020-12-26 04:20  

"10분마다 죽는데 병상도 없다"…미 병원 '크리스마스 악몽'
한쪽에선 백신 접종, 다른 쪽에선 중환자·가족 '온라인 작별'
입원 환자 12만명 넘어 최대…"캄캄한 겨울 도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병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로 넘쳐나면서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이 경고한 크리스마스 '악몽'이 현실화했다.
25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코로나 누적 환자 200만명을 넘긴 캘리포니아주에선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이 한계치를 넘으며 사망자가 속출했고, 테네시 등 남부 6개 주는 겨울철 대유행의 새 진원지로 떠오르며 환자가 병원으로 밀려들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24일 기준 코로나 사망자는 148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원 환자는 6천500명을 넘었고, 이 중 19.8%가 중환자실로 실려 갔다.
LA 카운티 보건국은 성명을 내고 "10분 간격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 환자 수는 다음 주 7천500명을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코로나 확산을 막을 방법은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는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밀려드는 환자에 남부 캘리포니아주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0%로 떨어졌고, 환자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의료 붕괴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NYT는 "올해 크리스마스는 결코 '조용한 밤'(silent night)이 아니다"라면서 "보건 관리들이 경고한 캄캄한 겨울이 남부 캘리포니아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LA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병원은 코로나 환자로 넘쳐나면서 로비와 야외 텐트에서 치료가 이뤄졌다.
LA의 다른 병원에선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동안 한쪽에선 심정지 환자가 발생해 의료진이 긴급 출동하는 '코드 블루' 상황이 펼쳐졌고, 임종을 앞둔 환자와 가족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온라인 작별식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LA 프로비던스 메리 메디컬센터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리사 톰슨은 "하루하루가 무섭다. 우리는 병원으로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마크 갤리 캘리포니아주 보건복지부 장관은 "병원은 꽉 찼고 중환자실은 적고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고 의료 붕괴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테네시,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텍사스 등 남부 6개 주는 가을을 그럭저럭 무사히 넘겼지만 겨울 대유행 조짐을 보인다.
특히 테네시주는 지난주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만명당 128명에 달해 미국 내 최다였다. 누적 확진자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10만명당 111명이었다.
테네시주의 중환자실 전문의 제이슨 마틴 박사는 주요 도시의 병원이 코로나 환자로 넘쳐나고 있다면서 중환자실 수용 능력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환자 현황을 집계하는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 전체의 코로나 입원 환자는 24일 기준 12만151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원 환자가 10만명 이상을 유지한 것은 23일째다.
또 24일 기준 신규 확진자는 19만2천81명, 사망자는 2천899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미국의 코로나 누적 환자는 1천869만여명, 사망자는 32만9천여명이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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