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공화, 심상치 않다…트럼프, 말년에 탄핵돼 끌려나가나

입력 2021-01-13 17:28   수정 2021-01-13 21:18

등돌린 공화, 심상치 않다…트럼프, 말년에 탄핵돼 끌려나가나
우크라 스캔들 때와는 너무 다른 분위기…트럼프 방어 손 떼고 결별·축출 수순
공화당 배신? 트럼프 자업자득?…지지층 반발 등 역풍 감안, 실제 결행 여부는 미지수
13일 하원 표결시 반란표 규모 등 변수 될 듯…바이든 입장 표명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친(親)트럼프 시위대의 의회 난입 폭동 사태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대한 '친정' 공화당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칼자루를 쥔 의회 내 일인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사석에서 탄핵안을 동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데다 하원 내 '넘버3'가 탄핵안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지도부 내 탈(脫)트럼프 움직임이 가속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의 '덫'에 단단히 걸린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목전에서 탄핵, 불명예 퇴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 쪽으로 기울었으며 향후 탄핵 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쪽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절반 대 절반의 팽팽한 상황'을 넘어 50%를 상회한다고 1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아직 탄핵 추진에 대해 공개적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앞서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동 사태와 관련해 탄핵당할 만한 불법을 저질렀다고 믿고 있으며 이번 탄핵안으로 공화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더 쉽게 축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했다.
미 하원은 이날 밤 의회 난입 폭동 사태의 책임을 물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박탈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13일 예정대로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탄핵안이 하원에서 넘어와 상원을 통과하려면 100석 중 3분의 2가 넘는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 의석분포상 공화당에서 최소 17명의 반란표가 나와야 한다.
매코널의 침묵에는 전략적 차원도 깔려 있다고 관련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가 CNN 방송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한 과격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한 격분의 표시이자 탄핵 지지의 선택지를 열어둔 계산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혀 뉘우치지 않는 데 대해 분노한 상태라고 한다.
상원 사령탑인 매코널 원내대표가 탄핵에 공개적으로 찬성할 경우 탄핵정국의 판이 크게 출렁이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공화당 소식통들은 매코널 원내대표가 '유죄 선고'를 지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탄핵 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상원의 한 공화당 소식통은 "미치가 '예스'라고 하면 끝난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다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탄핵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것도 그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당에서 축출하기 위해 유죄 판결에 지지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CNN은 보도했다.
그동안 친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행보를 뒷받침해온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현재까지 탄핵 자체에는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안으로 불신임 카드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기에 공화당 하원의 권력서열 3위인 리즈 체니(와이오밍) 의원총회 의장을 비롯한 4명의 하원의원이 하원의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이날 잇따라 탄핵안 찬성 표결 입장을 선언하는 등 공화당 내 균열도 표면화됐다.
특히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기도 한 체니 의장의 '커밍아웃'은 당 고위 인사로서 직접 탄핵 전선의 총대를 메고 나섰다는 점에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공화당이 이번 의회 난동 사태를 도화선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위기감이 점점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매코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철통방어에 나서며 단일대오를 구축, 반란표 차단에 성공했던 지난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소추안 추진 때와 달리 지도부는 이번에는 철저하게 의원들의 자유 투표에 맡기는 등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탄핵안 가결 시 추후 공직 진출을 원천 봉쇄하는 안도 처리,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출마의 싹을 자르겠다는 기류도 적지 않다. 지난 4년간 당을 완전히 장악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이번 기회에 사실상 당에서 축출, 완전히 결별하겠다는 속내인 셈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의회 점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연 자리에서 탄핵 및 직무박탈 시도를 맹비난하며 책임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이 공화당을 더욱 격앙케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 온다.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과 '손절'을 결심, 여당으로서 탄핵에 가담하게 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에서 두 번 탄핵되는 대통령이자 임기를 며칠 안 남긴 채 탄핵당해 만신창이로 끌려 나가는 오명을 남기게 된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공화당이 실제로 탄핵을 결행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의회 유혈 난동 사태로 인해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공화당 지지층에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자칫 트럼프 지지층의 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결국 하원 표결시 반란표가 실제 어느정도 발생할지 그 규모와 향후 여론 추이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취임한 뒤 초기 국정 어젠다 추진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 그리고 국민 통합을 과제로 안은 바이든 당선인이 탄핵에 대한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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