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우익, 교과서 종군위안부 표현 생트집 "삭제하라" 주장(종합)

입력 2021-01-29 14:09  

日우익, 교과서 종군위안부 표현 생트집 "삭제하라" 주장(종합)
한국에서는 '일본군위안부'로 표현…국제사회 '성 노예'로 규정
종군위안부 등장하는 고노담화 공격…일본 정부 "고노 담화 계승"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의 우익 세력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자국 교과서나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담화'를 표적으로 삼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익 사관을 옹호하는 일본 단체인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은 일부 중학교 교과서에 사용되는 '종군(從軍) 위안부'라는 표현 삭제를 28일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일본 문부과학성에 요구했다고 우익 성향의 산케이(産經)신문이 2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역모는 야마카와(山川)출판의 교과서에 '전쟁터에 설치된 '위안시설'에는 조선·중국·필리핀 등에서 여성이 모집됐다.(이른바 종군위안부)'라고 기재된 것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이 단체는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이 당시 전쟁 중에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 용어로 적절하지 않다고 강변한 바 있다.
또 종군은 종군카메라맨, 종군간호사 등 군속(軍屬, 군인 이외에 군대에 속한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며 위안부가 군속으로 근무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부과학성은 새역모가 작년 12월 제출한 이런 의견에 대해 기재 내용을 정정하도록 권고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반응했다.
군대를 따라간다는 의미의 '종군'이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는 인식을 심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요즘에는 '종군 위안부'라는 용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
대신 군 당국이 위안소 설치를 요구했고 위안소 운영 등에 관여했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국제 사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노예와 같은 생활을 강요받았다는 점을 폭로한다는 차원에서 '성 노예'(sex slave)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종군위안부라는 표현이 한국에서 현재 환영받는 표현은 아니지만, 새역모가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
우선 표기 방식을 문제 삼아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설명을 싣는 것을 포기하게 하거나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폭력성을 희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종군 위안부라는 용어를 사용한 고노담화를 공격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일본 정부는 1993년 8월 4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는데 당시 담화는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용어가 틀렸다며 시비를 걸어 고노담화를 깎아내리거나 담화 수정 요구를 확산시키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부과학성이 새역모의 요구에 응하려고 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 산케이신문은 "배경에는 동(同) 기술(종군 위안부)이 등장하는 1993년 고노 관방장관 담화가 있으며 지금도 교과서 검정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익 사관을 추종하는 세력의 그간 행적에 비춰보면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을 문제 삼은 것은 고노담화를 공격하기 위한 땅 고르기 작업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가 새역모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일단 작아 보인다.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새역모가 이번에 제출한 의견이 작년 12월에 낸 의견서와 동일한 것이며 '교과서 정정 권고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앞선 답변과 같은 회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취지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설명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2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야마카와 출판의 중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위안부 관련 기술에 관해 "교과서 검정 기준 등을 토대로 교과용 도서 검정 조사심의회에서 학술적·전문적 심의가 이뤄졌고 그 결과로서 검정 의견이 첨부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노담화의 수정이 필요하냐는 물음에 일본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발견한 자료 중에 군이나 관헌(官憲)에 의한 이른바 강제 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지금까지 그런 입장을 얘기해 왔다"고 덧붙였다. (취재보조:무라타 사키코 통신원)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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