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출신 영국 총리관저 '쥐잡이 책임자 래리' 10주년

입력 2021-02-16 05:00   수정 2021-02-16 18:09

길고양이 출신 영국 총리관저 '쥐잡이 책임자 래리' 10주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총리관저 '쥐잡이 책임자' 래리가 길고양이에서 '묘생역전'한 지 15일(현지시간)로 10년이 됐다.
래리의 트위터에는 이날을 기념해 데이비드 캐머런, 테리사 메이에 이어 현재 보리스 존슨 총리까지 래리가 함께 한 총리 3명의 사진이 올라왔다.
래리의 소개는 '내각 최고 쥐잡이 책임자(Chief Mouser to the Cabinet office). 14살 고양이. 영국 모든 정당의 대표보다 더 오래됨'이라고 돼 있다.
래리는 2011년 2월 실제 쥐를 잡는 임무를 받고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 입주했다.
당시 BBC가 관저를 배경으로 생방송을 하는 동안 큰 쥐가 정문 앞을 유유히 지나가는 장면이 두 차례나 나오자 고양이를 들이는 방안이 추진됐다.

이전엔 험프리라는 고양이가 마거릿 대처 총리의 눈에 띄어 1989년부터 임무를 수행하다가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입주하고 6개월 만인 1997년에 은퇴했다. 블레어 총리의 부인 셰리가 고양이를 싫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래리도 1년도 되지 않아 퇴출 위기를 겪었다. 캐머런 총리와 각료들이 관저에서 만찬을 하는 도중 유유히 돌아다니는 쥐가 발견되면서 래리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다.
그러나 래리는 자리를 지켰고 캐머런 총리는 퇴임하면서 래리가 무릎 위에 앉은 사진을 들어보이며 래리를 싫어한다는 소문을 해명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개를 좋아하는 존슨 총리가 당선됐을 때도 위기설이 나왔지만 존슨 총리는 유기견을 입양해 래리와 함께 키우고 있다.

래리는 총리 관저를 방문한 외국 정상들과도 사연을 많이 남겼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는 바로 가까워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왔을 때는 영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진 것과 일맥상통한 듯이 차 아래에서 잠을 잤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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