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도 없이 재판받은 아웅산 수치…유엔 "군정, 비밀재판설"

입력 2021-02-17 10:18  

변호인도 없이 재판받은 아웅산 수치…유엔 "군정, 비밀재판설"
변호인도 화상심문 끝난 뒤에야 알아…1일 구금 이후 직접 접촉한 이 없어
군정, '돈세탁 굴레'까지 뒤집어씌울 수도…"구금 기간 무기한 늘어날 수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로 권력을 쥔 미얀마 군사정권이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추가 기소하면서 수치 고문의 현 상황 및 향후 정치적 운명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의해 수도 네피도의 자택에 가택 연금된 이후, 누구도 그를 직접 만났다는 이가 없는 가운데 범죄 혐의만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외신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추가 기소는 전날 변호인 역할을 맡은 킨 마웅 조에 의해 알려졌다.
혐의는 자연재해관리법 위반이다. 구체적 위법 행위가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조치를 위반한 행위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장 징역 3년형이 가능한 범죄로, 앞서 불법 수입한 워키토키를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이뤄진 기소까지 고려하면 유죄 시 최장 6년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킨 마웅 조는 언론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자신도 갑작스러운 화상 심문이 이뤄진 뒤에야 이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변호인도 없이 수치 고문에 대한 재판이 진행된 것이다.
그는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요청으로 변호인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쿠데타 직후 구금된 수치 고문이 정식으로 고용한 변호인 자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킨 마웅 조는 언론에 아직 구금 중인 수치 고문을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수치 고문은 전날 화상 심문에서 법원에 변호인 고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법원 관계자를 인용, 수치 고문이 자신을 대변할 변호인을 고용하는 데 법원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구금 중인 윈 민 대통령은 변호사였던 만큼, 스스로 변호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수치 고문에 대한 차기 화상 심문일은 오는 3월1일로 예정됐다고 킨 마웅 조는 전했다.
그러나 전날 군부는 기자회견에서 수치 고문이 설립한 자선재단의 돈세탁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혀 또 다른 기소 가능성도 있다.
또 지난 13일 법원 허가 없이 시민을 체포하거나 24시간 이상 구금할 수 없도록 한 '개인 자유와 안보를 위한 시민 보호법'의 관련 조항을 무력화해 수치 고문이 장기간 구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AP 통신은 "더 우려스러운 점은 이같은 법 개정으로 수치 고문이 무기한 구금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톰 앤드루스 유엔 특별보고관도 규탄 성명을 내고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에 대한 '비밀 재판'이 이번 주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앤드루스 특별보고관은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기자회견에서 수치 고문은 구금된 것이 아니라 안전을 이유로 자택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건강 상태는 좋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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