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코퍼'와 금은 말한다…"미 국채금리 더 오를 것"

입력 2021-02-28 06:10  

'닥터코퍼'와 금은 말한다…"미 국채금리 더 오를 것"
'금리 향방 족집게' 구리·금값 비율 2년반 만에 최대
"현 금리 상승세, 원자재 시장 기대 수준에 못 미쳐"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원자재 시장에 반영된 인플레이션과 경기회복 기대를 고려할 때 채권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 1트로이온스 가격에 견준 구리 1t 가격의 비율(뉴욕상품거래소 선물가격 기준·이하 구리·금값 비율)은 지난 24일 5.29를 나타내 지난 2018년 6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구리·금값 비율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지표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방향성을 예측할 때 잘 들어맞는다고 강조해 '건들락 지표'라고도 불린다.
구리·금값 비율이 국채 금리와 상관관계를 띠는 이유는 구리가 글로벌 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고, 금 가격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구리 가격은 글로벌 경기 전환점을 선행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해 금융계에선 구리를 두고 '닥터 코퍼'(구리 박사·Dr.Copper)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비율은 최근 구리 가격 강세와 금값 약세를 반영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상승률은 올해 들어서만 30%에 달한다.
신흥국발 수요 증가 기대로 구리 가격이 이달 들어서만 20%가량 오른 가운데 금값은 작년 8월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해온 영향이다.
이에 비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약 60bp 급등하며 지난 25일 연 1.5%를 넘어선 바 있다.
그러나 구리·금값 비율이 이미 작년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과 달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아직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에 도달하진 않은 상황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건들락 지표에 비춰보면 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원자재시장에 반영된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원자재 시장에선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괴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채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세는 자산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연준이 일정 부분 용인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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