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야당 대표 "충성서약 위반시 위증죄로 기소될 수도"

입력 2021-03-01 07:06  

홍콩 야당 대표 "충성서약 위반시 위증죄로 기소될 수도"
민주당 로킨헤이 주석 "구의원들, 친중진영으로부터 감시당할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정부가 공직자의 충성서약 의무를 구의원에까지 확대 적용하는 '선서 조례'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홍콩 정가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대표 로킨헤이(羅健熙) 주석은 1일 "홍콩 정부가 자격박탈에 그치지 않고 형사범죄에 해당하는 위증죄로 기소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로 주석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 법안은 홍콩 정부에 구의원들의 자격을 어느 때라도 박탈할 권한을 준다"며 "구의원들은 친중 진영으로부터 매우 매우 면밀히 감시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격 박탈 구실 찾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 주석 자신도 홍콩 남구 구의원이다.
현재 홍콩 구의회는 범민주진영이 장악하고 있다.
2019년 11월 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452석 중 388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홍콩 정부는 구의원들에게도 충성서약을 요구하는 동시에, 공직자가 충성서약을 위반했다고 판단될 경우는 즉시 자격을 박탈하고 5년간 공직 출마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홍콩 구의회에는 큰 권한은 없지만 선거를 통해 민의를 보여준다는 상징성이 있다.
로 주석은 "새 법안은 많은 단어로 구성돼 있지만 대부분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특별행정구의 전체적인 이익을 약화하거나 약화할 경향이 있는'과 같은 부분은 정부가 마음대로 해석하고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최소 4명의 구의원이 가장 먼저 자격을 박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예정됐던 입법회 선거에 나서려다 출마가 불허된 이들이다. 홍콩에서는 구의원이 입법회 의원을 겸직할 수 있다.
당시 당국은 4명의 구의원에 대해 홍콩정부와 기본법에 대한 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출마를 불허했다.
앞서 홍콩 명보는 일부 구의원들이 충성서약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로 주석은 "우리 당은 아니지만 일부 구의원들이 충성서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전반적인 입장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범민주진영을 겨냥한 중국 정부의 다음 행보에 대해 "이번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는데 홍콩의 전체 선거체계가 바뀔 것이라는 말들이 있다"고 밝혔다.
로 주석은 지난해 12월 36세에 최연소로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 주석에 취임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홍콩 입법회 야당 의원 4명의 자격을 박탈하고 그에 항의해 나머지 야당 의원 15명 전원이 사퇴한 직후다.
중국 정부의 압박이 더해지는 가운데 홍콩 야권에 세대교체가 일어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의 취임 얼마 후 전임자였던 우치와이(胡志偉) 전 주석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로 주석은 "어떤 전선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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