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 사라졌던 고대 로마 칼리굴라 황제(기원후 12∼41) 시대의 진귀한 모자이크 작품이 약 80년 만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 영구 전시됐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 선박박물관은 11일(현지시간) 로마제국 3대 황제 칼리굴라 재위 때인 기원후 40년께 제작된 모자이크를 공개했다.
1.5㎡ 크기에 자주·흰색 등의 대리석 조각으로 기하학적 무늬를 수놓은 이 모자이크는 칼리굴라 황제가 로마 인근 네미 호수에 건조한 호화 유람선 장식품이었다.
이 고대 로마의 걸작은 다른 수많은 로마제국 시대 유물과 마찬가지로 기구한 운명을 겪었다.
선상 파티용으로 쓰였다는 호화 유람선은 칼리굴라 황제가 기원후 41년 암살당한 뒤 방치돼 호수 바닥에 가라앉았다가 1900년대 초 대규모 발굴 작업을 통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모자이크 작품도 빛을 보게 됐다.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돼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냈다고 한다.
이탈리아 당국은 1930년대 로마 선박박물관을 만들어 이 유람선을 전시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와중에 박물관은 화재로 파괴됐고, 모자이크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
작품의 존재가 다시 확인된 것은 2013년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이탈리아 출신 한 골동품 중개인의 자택에서 원래 모습 그대로 발견된 것이다. 당시 작품은 커피 테이블 장식으로 쓰이고 있었다고 한다.
이 중개인은 "1960년대 이탈리아 현지에서 구매해 미국으로 갖고 온 것"이라며 어떤 배경을 가진 유물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뤄진 '순수한 거래'였다고 주장했다.
모자이크는 2017년 미국 수사당국에 압수됐고 최근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네미 지역 주민들은 잃어버린 자식을 다시 찾은 양 칼리굴라 모자이크의 귀환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네미 지역 당국자는 이 걸작을 다시 맞아들이게 돼 자랑스럽다면서 이는 칼리굴라 황제의 유람선이 얼마나 중요하고 호화스러웠는지를 실증하는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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