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떠돌다 살처분되는 수천마리 스페인 소들…무슨 연유?

입력 2021-03-24 16:17  

지중해 떠돌다 살처분되는 수천마리 스페인 소들…무슨 연유?
이달 초 850마리 이어 다시 1,600마리 살처분
화물선 실려 이동 중 병에 걸려 식용 부적합 판정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스페인의 수천마리 소들이 화물선에 실려 수개월간 지중해를 떠돌다 결국 죽임을 당해 동물보호단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농무부는 며칠 전 자국 동남부에 위치한 항구 카타헤나에 정박한 엘베이크호의 소 1천600마리를 모두 살처분하라고 지시했다.
엘베이크호는 당초 스페인 북부 타라고나항에서 1천789마리의 소들을 싣고 터키로 향했으나, 소들이 항해 도중 혀가 파랗게 변하는 청설증 등 병에 걸려 수출에 실패하고 3개월만에 돌아온 것이었다.
소들은 3개월간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물과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해 가죽이 벗겨지고 살이 빠져 뼈가 앙상해지는 등 식용으로 사용하기 힘든 상태가 됐다.
그렇다고 이들 소를 다시 스페인으로 반입할 수 없어 살처분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엘베이크호에 실려있던 소들 중 179마리는 중간에 죽어 토막을 낸 뒤 바다에 던져졌다는 점이다.
지중해상에서 스페인 소들이 대거 살처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초 카림알라호에 실린 850마리의 소들도 터키와 리비아 수출을 위해 지중해를 항해하다 스페인으로 다시 돌아왔으나 건강 상태가 나빠 반입을 거부당한 뒤 한꺼번에 살처분됐다.
실제 스페인 농무부가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를 받고 배 위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더니 소들은 매우 비좁은 공간에 갇혀 제대로 사료와 물을 공급받지 못한 채 심한 탈수와 영양실조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농무부는 이번 살처분 명령이 남은 소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것이라면서 25일까지 이행하지 않으면 직접 살처분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동물보호단체들은 카림알라호와 엘베이크호의 사례는 살아있는 동물을 외국으로 수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가축 수출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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