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前통일장관 "한중, 대립할 수 없는 지리적 숙명"

입력 2021-04-29 09:58  

이종석 前통일장관 "한중, 대립할 수 없는 지리적 숙명"
"김정은, 대화 문 닫지 않아…선대 지도자보다 실리적·실용적"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한국과 중국은 캐나다와 미국의 관계와 닮았다면서 "대립할 수 없는 지리적 숙명" 관계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뤄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에 관한 각계 전문가 의견을 전하고 있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의 29일 자 인터뷰에서 내달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전제한 뒤 중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 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한미 동맹 강화를 축으로 중국을 포함한 다자협력을 추구한다"면서 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국 진보정권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정관은 "어떤 경우에도 한미동맹이 기초라는 점에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변함이 없다"며 현실 외교에선 국익 관점에서 동맹과 다자협력의 밸런스(균형)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각각 협력한다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이라는 말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안보와 경제를 분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를 돌아보면 전쟁은 동서고금에 걸쳐 경제적 이익을 지키거나 서로 빼앗기 위한 싸움이었고 경제적 이익이 집중되는 곳에는 안보적 이해(利害)도 생긴다며 중국과의 경제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정한 안보 협력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전 장관은 일본이 중국과 대립하는 길을 선택하면 경제가 받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우 무역의 4분의 1을 중국이 차지해 중국과의 대립에 따른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이 중국을 자극하는 대만 해협과 홍콩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선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정책에 찬동한 일본이 모험적인 선택을 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본이 미일 동맹에 기반을 둔 외교로 동아시아의 안정을 이끌고 있지만, 경제 측면에선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이번 성명이 동아시아에서의 대립 질서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미일이 호주, 인도와 함께 꾸린 4개국 동맹체인 '쿼드'(Quad)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과 관련, 중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한국 입장에선 "간단치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미 행정부도 한국에 쿼드 참여를 한 번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이번 미일 정상 공동성명이 북한의 비핵화를 거론하면서 일본 측이 주장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포함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 정권과 비교해 유연한 대북정책을 마련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면서 내달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의 윤곽도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이 "선대 지도자보다 실리적이고 실용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전 장관은 스가 총리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조건 없이 만나겠다고 하면서 북한의 "작은 무력 도발에도 제재를 주장하는데, 이는 북한에 모순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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