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산사태…13명 사망·실종

입력 2021-05-07 09:57   수정 2021-05-07 10:08

인니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산사태…13명 사망·실종
인근에 2017년 첫 발견 오랑우탄 서식지…생태계 파괴 논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7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북수마트라주 남타파눌리 지구 바탕 토루(Batang Toru)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폭우가 내리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13명이 매몰됐다.
희생자에는 산사태를 우려해 현장을 점검하던 직원 4명과 인근 두 가구 9명이 포함됐다.
2025년부터 가동될 이 수력발전소는 국영 중국은행이 자금을 조달하고, 중국 국영업체인 '중국수전건설그룹'(Sinohydro)이 공사를 맡아 진행했다.
22조 루피아(1조7천억원)가 투입된 바탕 토루 수력발전소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일부로 알려졌다.
수색 당국은 일주일 동안 10명의 시신을 찾아냈으며, 나머지 3명은 실종된 상태로 작업을 종료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번 산사태 소식이 전해지자 환경운동가, 시민단체들은 수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삼림파괴, 생태계 파괴의 결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현지 환경단체들은 이 수력발전소가 완공되면 800마리에 불과한 타파눌리 오랑우탄(학명 Pongo tapanuliensis)이 멸종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유인원으로 알려진 타파눌리 오랑우탄 서식지가 바탕 토루 수력발전소 가동 시 동서로 분단되면서 최악의 경우 십수 년 내에 서식지의 절반 이상이 파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탕 토루 숲에만 사는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2017년에야 처음으로 기존 오랑우탄과 다른 존재임이 확인됐다.
새로운 대형 유인원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약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타파눌리 오랑우탄이 발견되면서 현존하는 대형 유인원은 고릴라 2종과 침팬지, 보노보, 보르네오 오랑우탄, 수마트라 오랑우탄 등 6종에서 7종으로 늘게 됐다.
타파눌리 오랑우탄은 약 340만년 전 다른 종과 분리돼 독자적으로 진화해 왔으며, 저지대에 거주하는 여타 오랑우탄 종과 달리 고지대의 숲에 사는 등 특색을 갖고 있다.
환경단체는 바탕 토루 수력발전소 건설 허가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고, 이후 공사가 계속 진행됐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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