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미얀마…코로나 확산에도 중국산 백신 기피

입력 2021-05-07 13:09   수정 2021-05-07 13:35

'설상가상' 미얀마…코로나 확산에도 중국산 백신 기피
누적 확진자 14만2천명…中 정부, 백신 50만회 무상 지원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군부 쿠데타 이후 석 달이 지나도록 혼돈 상황이 이어지는 미얀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 확산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14만명을 넘어서는 등 '3차 유행'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사람들을 살해한 군사정부가 제공하는 백신은 싫다", "군사정부의 친구인 중국이 제공한 백신을 거부한다"는 등 이유로 접종을 꺼리고 있어 상황이 한층 악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일 미얀마 보건당국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얀마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14만2천여명이고, 사망자는 3천210명이다.
하지만, 2월 1일 쿠데타 발생 후 민주화 요구 시위와 유혈진압이 반복되면서 코로나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감염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접종 국가 프로그램도 난항을 겪고 있다.
미얀마 보건 당국은 인도가 선물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했고, 최근 중국산 백신이 도착하자 이를 배포하고 있다.
쿠데타 발생 직전 미얀마를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백신 30만회 분량 무상지원을 약속했는데, 실제로는 50만회 분량이 이달 2일 양곤에 도착했다.
주미얀마 중국대사관은 페이스북에 "중국이 기증한 백신은 양국의 우정을 보여준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러자 미얀마 네티즌 2천여명은 댓글로 "차라리 코로나19로 죽겠다. 중국이 준 백신은 맞지 않을 것", "중국산 백신은 결국 군인들한테 주로 제공될 것", "우리는 중국산 백신을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미얀마 시민들이 군사정부가 제공하는 백신 접종 거부 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은 군부에 백신을 보냈다"며 반중 감정을 드러냈다.
미얀마 정부는 1월 2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보건의료인 우선 접종을 시작했지만 2월 1일 쿠데타 이후 상당수 보건의료인들은 군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2차 접종을 거부했다.
군부는 지금까지 전체 인구 5천400만명 가운데 150만명 이상이 1차 접종을, 31만여명이 2차 접종을 마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얀마 국영 언론사들은 군인과 종교인 등이 백신을 맞는 사진을 종종 게재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접종을 거부하고 있고, 특히 백신을 주사해야 하는 보건의료인들이 업무를 거부하고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속속 합류한 뒤 잇따라 군경에 체포됐다.
양곤의 한 의사는 "(인도산) 코로나19백신은 제때 접종하지 못하고 너무 오래 보관해 효과가 없어졌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얀마 보건체육부 대변인은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60% 이상이 무증상자"라며 "3차 유행이 우려된다. 많은 군중 사이에 발병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작년 3월 23일 첫 확진자가 확인됐으며 작년 여름에 2차 유행이 있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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