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잠들어있다" 텐센트 임원 '수면론'에 마오어록 반사효과

입력 2021-05-10 10:43  

"청년 잠들어있다" 텐센트 임원 '수면론'에 마오어록 반사효과
텐센트 공보담당 임원 '청년 수면론'에 중국 젊은이들 반발
"청년들 잠 잘자야" 내용 담긴 '마오주석어록' 판매량 급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최근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의 '청년 수면론(睡眠論)'이 인기다.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 텐센트(騰迅·텅쉰)의 공보담당 임원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청년 수면론이 중국 젊은이들의 반발을 사면서 반사효과를 거둔 것이다.
10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텐센트의 홍보담당 임원 장쥔(張軍)은 지난 4일 오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짧은 글 하나를 올렸다.
장쥔은 "우리는 청년들에게 경의를 표시하기 위한 캠페인을 하느라 열심히 일하는데 정작 청년들은 잠들어 있다"고 적었다.
5월 4일은 중국의 '청년절'이었다. 1919년 중국 청년들이 일으킨 5.4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장쥔의 글은 중국 청년들이 제대로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고, 이후 중국 청년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며칠 만에 장쥔의 웨이보 글에는 9만 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으며, 댓글은 비판 일색이었다.
한 네티즌은 장쥔의 글에 "청년들에 대한 가장 큰 경의는 그들에게 양질의 잠을 자게 하는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장쥔의 글은 장시간의 노동에 시달리고, 디지털 경제에서 생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중국 청년들의 정서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일과 여가의 균형을 원하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996 스케줄(996 工作制)'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간 일해야 하는 중국 기술기업의 근무 여건을 풍자한 말이다.
장쥔의 웨이보 글이 논란을 일으킨 이후 중국의 온ㆍ오프라인 서점가에서는 마오쩌둥의 저작 모음집인 '마오주석어록(毛主席語錄)' 판매량이 급증했다.
마오주석어록은 지난 7일 현재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京東)의 베스트셀러 순위 6위에 올랐다. 이 책의 순위는 1주일 전에는 17위에 그쳤었다.
중국의 온라인 서점인 당당왕(當當網)에서도 판매 순위가 1주일 사이 41위에서 17위로 급상승했다.
마오주석어록이 이처럼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는 이 책에는 장쥔의 청년 수면론과 정반대 논리의 청년 수면론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1977년 발간된 마오주석어록 5권에는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청년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신체를 키우기 위한 시간 또한 필요하다"면서 "청년들의 일과 공부의 부담이 과중해선 안 된다. 청년들은 잠을 잘 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마오쩌둥의 이 말은 온라인상에도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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