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산소수요 폭증…19개 개도국 의료붕괴 위기"

입력 2021-05-26 10:01  

"코로나19로 산소수요 폭증…19개 개도국 의료붕괴 위기"
영국 언론단체 BIJ 분석…"네팔, 의료용 산소 수요 두달 새 100배 늘어"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개발도상국들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용 산소 부족 현상이 심각해져 자칫하다가는 의료체계가 붕괴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에 본부를 둔 언론단체 탐사보도사무국(BIJ)이 국제보건·환경시민단체들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의료용 산소 부족 문제가 인도와 네팔 등 개도국들을 중심으로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BIJ의 분석에 따르면, 특히 인도, 네팔, 파키스탄, 이란, 필리핀 등 19개국에서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 의료용 산소 수요가 최소 20% 이상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나라들은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율이 전체인구의 20% 미만인 곳이다.
코로나19가 맹렬한 기세로 확산 중인 인도에서는 최근 산소 부족 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달 중순 인도의 코로나19 환자용 산소 수요는 지난 3월보다 14배가 늘어난 하루 평균 15.5㎥ 가량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인도의 사례를 목격하고도 의료용 산소 수요 폭증에 잘 대비한 개도국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의료시민단체 EBCC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1월 브라질과 페루의 (산소부족) 상황이 경종을 울렸지만, 세계는 깨어나지 않았다. 남미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선 인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야 했다. 이제 아시아를 보고서 아프리카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생산된 산소 관련 장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미얀마 등의 이웃 국가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일례로 네팔은 지난 3월보다 현재의 산소 수요가 100배 넘게 늘었다고 BIJ는 분석했다.
한 국제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들이 비슷한 수준의 코로나19 확산을 겪게 되면 인도보다 상황이 훨씬 더 나쁠 수 있다. 인도가 모든 (산소 관련) 장비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소부족 문제가 심각한 개도국들에서는 의료체계의 붕괴 위험까지 거론되고 있다.
시민단체 '코로나19 산소긴급사태 태스크포스'의 로버트 마티루 대표는 "특히 보건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나라들은 의료체계의 완전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들은 산업용 액체산소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산업용 물량을 의료용으로 전환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전체 액체산소 생산량의 1%만이 의료용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의료용 산소부족 사태의 해법은 결국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 환자 수를 줄이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시민단체 EBCC 관계자는 "산소 수요 급증이 의료체계를 압박하는 가운데 수요 충족이 쉽지 않고 사망자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길은 백신 접종 확대뿐"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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