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해방 영웅' 소련군 마지막 생존자 98세로 별세

입력 2021-06-07 11:39   수정 2021-06-07 15:10

'아우슈비츠 해방 영웅' 소련군 마지막 생존자 98세로 별세
전후 펜싱 선수·코치로 활약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나치 독일이 세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에 참여한 마지막 생존 군인 다비드 두쉬만이 숨을 거뒀다. 향년 98세.
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명을 내고 소련군 출신인 두쉬만이 독일 뮌헨의 병원에서 전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두쉬만은 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의 대표적인 펜싱 선수 및 코치로 활동해 IOC와 인연을 맺었다.
두쉬만은 1945년 1월 27일 T-34 탱크를 몰고 폴란드에 있던 아우슈비츠의 전기 펜스를 무너뜨렸다.
그는 지난 2015년 독일 매체 쥐트도이체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우슈비츠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라면서 "도처에서 해골을 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용자들이 막사로부터 비틀거리며 빠져나왔고 시신들 사이에 앉거나 누웠다. 끔찍했다"라며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의 모든 음식 캔을 던져줬고, 즉시 파시스트들을 추적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뒤에야 아우슈비츠에서 저질러진 잔혹 행위의 규모를 알게 됐다.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학살된 유대인 600여만명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아우슈비츠에서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 악명 높은 가스실에서 살해됐다.


유대인 외에도 소련군 포로와 동성애자, 집시 등 수만명이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당했다.
독일 뮌헨과 바이에른주의 유대인 단체 측은 두쉬만의 죽음에 대해 성명을 내고 "그는 '아우슈비츠의 영웅'으로 강제수용소를 해방시킨 사람 중 한명"이라며 "셀 수 없는 생명을 구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두쉬만은 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끔찍한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참전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났을 때 그의 소속 사단 1만2천명 중 생존자는 69명에 불과했다.
전쟁에서 3번이나 다친 두쉬만은 후유증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전후 소련에서 최고의 펜싱 선수가 됐다. 은퇴 후에는 1952년부터 1988년까지 소련 여자 펜싱팀 코치를 맡았다.
두쉬만은 안타깝게도 1972년 뮌헨 하계올림픽 당시 급진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검은 9월단'에 의해 이스라엘 선수 11명이 살해당한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숙소는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의 맞은편에 있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두쉬만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두쉬만은 199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거주하다가 1996년부터 뮌헨에서 살아왔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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