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빈 라덴' 함발리, 발리테러 19년 만에 美법정 재판

입력 2021-09-01 10:35  

'동남아의 빈 라덴' 함발리, 발리테러 19년 만에 美법정 재판
2003년 태국서 CIA 작전에 체포된 뒤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동남아의 빈 라덴'이라 불리던 발리테러 용의자 함발리 등 3명이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수용소에서 사건 발생 19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1일 AP통신, 콤파스 등에 따르면 2002년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테러로 2003년 체포된 인도네시아인 함발리(57·본명 리두안 이사무딘)와 말레이시아인 부하 2명이 전날 관타나모 군사법정에 살인, 테러 등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기소까지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는 불분명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발리에서는 2002년 10월 12일 나이트클럽 폭탄테러로 202명이 숨졌는데, 희생자는 호주인이 88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인 38명, 미국인 7명 등이었다.



당시 국제 공조수사 결과 알카에다 연계 테러 조직인 인도네시아의 제마 이슬라미야(JI)가 배후조직으로 꼽혔고, 2003년 8월 태국에서 JI 작전참모 함발리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주도 작전으로 체포됐다.
함발리는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 라덴과 비교해 '동남아의 빈 라덴'으로 불리며, 이 지역의 가장 유력한 테러 지도자로 각국 수배를 받은 인물이다.
JI 소속 말레이시아인 부하 모하멧 나지르 빈 렙(44)과 모하멧 파리크 빈 아민(46) 등 2명도 2003년 잇달아 체포됐다.
미 CIA는 함발리와 이들 3명을 '비밀 구치소'에 수감했다가 2016년 관타나모 수용소로 이감했다.



인도네시아 매체들은 '이제야 재판이 시작됐다'며 관심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우리 법정에 세울 수 있게 해달라"고 지속해서 미국에 함발리 송환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아온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약속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1년 9·11테러 발생 후 테러 용의자 등 수용을 위해 문을 열었다.
관타나모에 수감한 779명 가운데 39명이 현재 남아있다. 이들 39명 중 10명은 송환 권고 결정을 받은 상태다.당국은 나머지에 대한 재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미국 법상 관타나모 수용자들을 미국 본토 감옥으로 이송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모하멧 파리크 빈 아민의 변호사는 "의뢰인은 기소되지 않은 채 장기간 수용됐고, 공소장에도 흠결이 많다. 말레이시아어 통역도 형편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함발리 등 3명은 CIA 비밀구치소에서 학대·고문을 당했다며 증거 무효를 주장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다른 관타나모 수용자 재판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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