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시위 2주년에 다시 불붙은 칠레…저항의 외침 그대로

입력 2021-10-20 02:53  

[월드&포토] 시위 2주년에 다시 불붙은 칠레…저항의 외침 그대로
2019년 불평등 항의 시위 2주년 맞아 시위 재연…2명 사망·450명 체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2019년 10월 18일, 남미 칠레는 불타올랐습니다.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은 고질적인 양극화와 빈부격차로 쌓여있던 국민의 분노를 폭발시켰고 시위대는 지하철역 등에 불을 지르며 격렬히 항의했습니다.
4개월가량 이어진 시위는 칠레를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30명 넘게 숨졌고 군경의 과잉 진압 등으로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남미 국가 중 가장 사회적·경제적으로 안정돼 '남미의 오아시스'를 자부했던 칠레가 순식간에 전쟁터처럼 변해버린 것입니다.
시위 2주년을 맞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2019년 시위의 허브였던 산티아고 이탈리아광장에 1만 명이 모이는 등 전국 50여 곳에서 수만 명 시위대가 2년 전 시위의 의미를 기리고,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불평등과 부조리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대부분의 시위는 평화로웠지만 산티아고 곳곳에서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거리에 불을 질러 바리케이드를 만들기도 하고 경찰서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2년 전처럼 시위의 혼란을 틈탄 상점 약탈 등도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게를 털렸던 남성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여성 1명이 오토바이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속에 시민 11명과 경찰 45명이 다치고, 전역에서 450명이 연행됐습니다.









2년 전 시위는 새 헌법 제정 추진이라는 큰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시위대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절 만들어진 헌법이 불평등한 사회제도의 근간이 됐다며 폐기를 요구했고, 시위 결과물로 치러진 새 헌법 제정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시민들의 손으로 뽑은 제헌의회는 18일 새 헌법 초안에 대한 토론을 본격적으로 개시했습니다.



그러나 전날 거리에 나온 시위대는 2년 전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합니다. 사상자와 체포자 수만 봐도 시민의 분노나 사회 불안정이 여전함을 보여줍니다.
시위 3주년을 맞는 내년 이맘때 칠레 국민은 아마도 새 헌법과 새 정부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때도 시민들이 거리에서 격렬하게 저항할지, 아니면 평화롭게 3년 전 시위를 기릴지는 제헌의회가 만들 새 헌법, 그리고 내달 대선으로 출범할 새 정부에 달렸습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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