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펑솨이 언급했는데 발표문에는 안 보여

입력 2021-11-23 11:41  

중국 정부, 펑솨이 언급했는데 발표문에는 안 보여
관영매체 편집인도 중국서 못 보는 트위터에만 영상 공개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6)를 처음 공개 언급했지만, 발표문에는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외교부 대변인 정례브리핑 발표문에는 전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온 펑솨이 관련 내용은 모두 빠졌다.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전날 펑솨이 관련 질문을 받고 "이것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당신도 그가 최근 공개 행사에 참석한 것을 봤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이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펑솨이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유소년 테니스 경기에 나타났다"며 올린 동영상을 언급한 것이다.
중국 정부 관계자가 펑솨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일 펑솨이가 미투 폭로를 한 뒤 외교부 브리핑에서는 거의 매일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대변인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펑솨이가 어디에 있는가?', '중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 외교부 대변인은 굳은 표정으로 "그 사건을 들어보지 못했다" "해당 부서에 질문하기를 바란다" "외교 문제가 아니다" 등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또 후시진 편집인이 펑솨이의 근황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가 아닌 트위터에 올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중국에서는 '만리방화벽'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검열 시스템 때문에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가상사설망)이 없으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물론 카카오톡 등도 사용할 수 없다.
후 편집인은 그동안 미국과의 경쟁 속에서 중국이 미국을 비판하고 자국의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웨이보를 통해 입장을 밝혀왔다.
외교부 발표문에서 누락되고 후시진 편집인이 트위터에 근황을 올린 대목은 국내에서 펑솨이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막으면서도 대외적으로 펑솨이 실종설을 잠재워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이 체제 문제나 지도급 인사와 관련된 발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출신 클로이 자오 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을 당시 과거 반중 발언을 한 그의 소식이 중국에서는 차단됐다.
외교부 브리핑에서도 자오 감독의 수상과 온라인 검열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대변인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고 답을 피했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