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직격탄 맞은 중남미…가파른 금리 인상도 안 통해

입력 2021-11-26 02:02  

인플레 직격탄 맞은 중남미…가파른 금리 인상도 안 통해
연간 물가상승률 평균 10% 전망…아르헨티나 50% 웃돌아
통화가치 하락·저성장까지 겹악재에 신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남미 각국이 금리 인상으로도 잡히지 않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신음하고 있다.
멕시코 통계청은 24일(현지시간) 11월 기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연 7.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1년 이후 20년 만에 최고 수치로, 멕시코 중앙은행의 목표치 3%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은 연 11%에 육박하고 있고, 이웃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은 무려 52%가 넘는다.
가파른 물가 상승은 중남미만의 일은 아니다.
글로벌 공급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빠졌다.
그러나 중남미는 그 정도가 특히 심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 중남미 5개국의 평균 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첫해에만 해도 신흥국 평균보다 낮았지만 지금은 평균을 상회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 충격이 전 세계에 고통을 안기고 있지만, 중남미가 그중에서도 최악"이라며 "이미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중남미에 인플레이션이 더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표현했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등은 중남미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연말에는 10%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예상치는 올해 11.9%, 내년 10.4%에 달한다.
특히 밥상 물가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더 크다. 브라질에선 닭고기와 달걀 값이 1년새 29% 올랐다.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중남미 각국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3월 2%였던 금리를 8개월 사이 7.75%로 무려 5.75%포인트 인상했다.
멕시코도 4차례 연속 총 1%포인트 인상했고, 칠레도 불과 3개월 사이 0.5%에서 2.75%로 가파른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 인상도 인플레이션을 달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인 물류 병목현상이나 원자재 값 상승 등은 통화정책으로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통상 원자재 값이 오르면 중남미 통화가치는 상승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최근 중남미 각국 통화가치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시티그룹의 에르네스토 레비야 연구원은 "높은 원자재 값은 중남미 통화 강세를 의미하곤 했지만, 코로나19와 함께 이러한 상관관계가 깨진 듯하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부 국가에선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경기 침체까지 나타나 당국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멕시코 통계청은 이날 3분기 경제 성장률이 -0.4%로, 잠정치 -0.2%보다도 더 후퇴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남미 보고서에서 "저성장과 인플레이션이라는 숙적이 돌아오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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