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나는 흑인에 60발 총격"…미 경찰 또 공권력 남용 논란

입력 2022-07-03 19:43   수정 2022-07-04 15:20

"달아나는 흑인에 60발 총격"…미 경찰 또 공권력 남용 논란
교통단속 중 발생…"경찰생명 위협" vs "그런 증거 없다"
경찰관 보디캠 곧 공개…차별 반대시위 또 촉발할까 주목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흑인에 대한 미국 경찰의 인종차별적 공권력 오남용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더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한 흑인 남성이 경찰의 교통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최소 60차례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제이랜드 워커(25)의 변호인 보비 디셀로는 당시 경찰이 몸에 착용했던 보디캠 기록을 보면 워커가 경찰을 향해 위협적인 행동을 전혀 취한 적 없음에도 이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도망가는 동안 총기를 손에 들고 있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애크런 경찰 당국의 주장은 다르다.
경찰은 28일 성명을 통해 27일 새벽 12시 30분께 교통 수칙을 위반한 워커가 경찰의 '멈추라'는 명령에 불복, 차를 두고 도망가는 과정에서 경찰을 향해 '치명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워커의 차를 추적하는 동안 그의 차에서 총기가 발사됐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디셀로는 "어린 소년이 차를 타고 도망가는 동안 경찰에게 총기를 겨눴다는 그 어떤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워커의 차 뒷면 유리창이 훼손되지 않았으며, 이는 차에서 총기가 발사된 적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워커가 총을 쐈다는 오하이오주 교통 당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셀로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경찰관 2명이 워커에게 총격을 가하기 전 전기 충격기를 사용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90차례 넘게 총격을 가했고 수사에서는 워커에게 60∼80개의 상처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차 10대 정도가 워커를 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셀로는 "내 생각에 이는 6초 정도 사이에 벌어진 일이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총격이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상황을 담은 보디캠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크런 경찰 당국은 오하이오 주정부 범죄수사국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 초기 수사를 벌일 예정이며 수사가 끝나면 오하이오주 검찰총장의 검토를 거쳐 서밋카운티 대배심에 사건을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댄 호리갠 애크론 시장과 스티브 마일렛 애크론 경찰서장은 "우리는 또 다시 비극적으로 한 젊은이의 이른 죽음과 맞닥트렸다"며 "검찰총장의 범죄 수사가 철저하고 공정하며 정직하게 이뤄질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유색인종, 특히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수시로 논란을 일으킨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플로이드는 2020년 5월 비무장임에도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46초 동안 목이 눌려 질식사했다.
그 사건 때문에 전국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촉발돼 그해 11월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작년에만 1천42명이 근무 중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러한 사망자 중 절반은 백인이지만 인구당 비율을 비교하면 흑인이 더 많이 죽는 셈이다.
흑인은 미국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경찰에 목숨을 잃는 비율은 백인보다 2배 이상 높다.
백인 사망자는 100만 명 당 16명이지만 흑인 사망자는 100만 명 당 40명이다. 미국 사회의 다른 유색인종 히스패닉도 100만 명 중 28명으로 백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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