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 발간
"원가 부담에 수요 위축까지…반도체·자동차 업황 개선 지연"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내년 글로벌 밸류체인 후퇴, 인건비·금리 부담 등으로 주요 산업 대부분이 위축되겠지만, 2차전지·정유업 등은 업황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일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내년 총 15개 산업 중 ▲ 정유 ▲ 2차전지를 제외한 나머지 13개 산업의 업황이 올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원가 부담이 내년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면서 수요가 올해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까지 겹치면서 업황 개선이 지연될 전망이다.
반면 2차 전지 산업은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중국의 전기차 판매가 내년에도 확대되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미국의 중국 배제 정책이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에는 이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대미 수출을 위한 배터리 셀, 부품 및 소재 관련 직접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은 올해보다 정제마진이 다소 줄겠지만, 여전히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대체 에너지원 수요 확대로 내년에도 원유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는 글로벌 고금리·경기 하방 압력 강화가 당분간 이어지고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수출 감소, 재고 증가, 인건비 상승과 같은 경영환경 악화에 상당 기간 노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된 수출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 둔화가 우려된다.
반도체는 코로나 특수로 인한 단기적 활황기가 종료되고 침체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으며,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다소 개선되겠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감소의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연구소는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글로벌 경기둔화에 각국의 탈 플라스틱 정책이 겹치면서 수요 회복이 제한돼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는 재고를 쌓아둔 기업들에는 부담이다.
연구소는 전자, 철강, 의류 등에서 재고자산이 급증하고 있어 당분간 기업들은 할인판매, 가동률 저하 등 재고 소진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건비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 전반에 걸친 노동력 부족이 내년에도 이어져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종의 원가 부담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문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금리 급등으로 빠르게 식어가면서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 및 재고소진 위험이 남아 있어 기업들의 경영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s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