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숨소리라도 놓칠까…구조현장엔 침묵 또 침묵

입력 2023-02-08 02:36   수정 2023-02-08 17:06

[튀르키예 강진] 숨소리라도 놓칠까…구조현장엔 침묵 또 침묵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쉿, 모두 조용히 하세요. 그래야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강진으로 무너진 튀르키예(터키) 동남부 디야르바키르의 주택 현장에서 생존자들을 구하기 위한 구조 작업이 7일(현지시간) 진행됐다.
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가 넘도록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은 건물 잔해 주변으로 몰려들어 구조대원들에게 "제발 살려달라"고 간청했다.
구조대원들은 그런 그들에게 구조를 도우려면 최대한 조용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물 아래 깔린 사람들의 구조 요청, 신음이나 숨소리라도 들으려면 아주 작은 소음조차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AFP 통신은 이를 침묵의 수색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피해 현장에선 구조대원들이 몰려든 사람들에게 수시로 조용히 할 것을 주문한다고 전했다.
전날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이날까지 사망자가 6천2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에서만 4천544명, 시리아에서 1천712명이 희생됐다. 하지만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는 아직도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디야르바키르도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다. 디야르바키르에선 건물 20채가 파손됐고, 이 중 7채는 완전히 무너졌다.
튀르키예 정부는 1999년 지진 이후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건축법을 개정했다.
새로 건축된 건물들은 지진을 견뎌냈지만, 이전에 지어진 낡은 건물들은 이번 강진으로 인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피해를 키웠다.
구조대원들은 밤낮없는 구조 활동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가족 전체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눈앞에서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은 30세의 바베르 탄리쿠트는 전날 일을 떠올리면서 몸서리를 쳤다.
탄리쿠트는 전날 새벽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잠에서 깨 집 밖으로 달려 나갔다.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뒤따라오는 것을 확인했지만 밖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뒤돌아보니 모든 것이 먼지로 변했다"고 말했다.
디야르바키르시 공무원인 이스마일 펜디크는 구조대원들을 돕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완전한 침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사흘은 매우 중요하다"며 "구조대가 24시간 내내 일하고 있다. 우리는 기도할 것이다,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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