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도 재택도 처음이라…” 신입사원들의 좌충우돌 코로나19 입사기

입력 2020-10-14 16:11   수정 2020-10-15 11:00


[한경 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각 회사 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재택근무를 시행해본 적 없는 내근직의 재택 지침, 업무 특성상 재택이 불가한 직군 등 여러 회사에서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바빴다. 이 중 코로나19가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신입사원들이었다. 하루 종일 선배나 사수를 붙잡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집에서 근무라니. 회사도 처음인데 재택근무도 처음이라 물음표로 가득했던 신입사원들의 코로나19 입사기를 들어봤다. 



마케팅 회사도 ‘재택은 처음이라’

올해 6월에 마케팅 회사에 입사한 김민정(28) 씨는 입사한 지 보름 만에 부분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됐다. 김 씨는 “일주일 동안 업무의 포괄적인 교육이 끝나자마자 집과 사무실에서 번갈아 일을 했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동기와 선배에게 하루 종일 전화를 하는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세 달 정도를 업무 적응 기간인 ‘수습 기간’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동안은 선배들과 함께 일을 하며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간이 사실상 없어지면서 업무 적응 기간이 몇 배로 늘어났다는 것이 김 씨가 가장 힘들었던 점이었다. 또한 마케팅 업무를 위해서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 노트북에 프로그램이 깔려있지 않아 출근하는 날이 아니지만 회사에 다녀와야 했던 해프닝도 있었다고. 김 씨는 회사에서 필요한 것들을 미리 챙겨오지 못해 업무가 밀리는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회사 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니 개인 전화로 업무 연락을 해야 한다는 불편함도 발견됐다. 

김 씨는 “대부분 업무가 회사용 데스크탑을 이용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재택근무 지침이 내려오면서 회사용 노트북 대신 개인 PC나 노트북으로 재택근무를 진행했다”며 “다시 사무실에 복귀하니 일을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느낌이다. 내가 일을 못하는 거 같다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며 입사 후 어려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입사한 KEB하나은행 신입사원 연수 사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 제공=한경 DB)

“재택근무가 뭔가요?” 은행원은 끊임없이 출근 또 출근

올해 8월 모 은행에 입사한 박지연(27) 씨는 “은행은 재택근무를 하기가 어렵다. 코로나19로 은행 업무 전반적으로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 디지털과 언택트에 은행도 집중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변화를 설명했다. 신입 교육 역시 대규모 연수가 불가능해서 재택 연수로 변경해 진행했다. 이어 “주변 친구들은 재택근무를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은행은 ‘보안’이 최우선인 곳이기 때문에 집에서 일한다는 것은 사실 기대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크게 신입사원들의 생활에 변화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며 웃기도 했다.

박 씨는 코로나19 초기 재택근무 지침으로 각 지점에서 돌아가며 일시적으로 재택근무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 동안 실제로 은행 업무를 하지는 못했다. 고객의 개인 정보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회사 외부에서 일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던 탓이다. 대신에 업무 관련 교육을 시청하는 것으로 대체했다고. 각자가 맡은 금융 상담 등 담당 고객이 지점을 방문할 경우 지점에서 행원 쪽으로 연락을 주는 방식으로 재택근무가 진행됐다. 

지금은 정상적인 근무 형태로 돌아왔다는 박 씨는 “은행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중에서도 개인 정보와 관련된 기관, 금융 정보를 다루는 기관들은 재택근무가 힘들다고 들었다”며 “일단 회사에 출근하면서 일을 배웠기 때문에 업무 적응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보다 뱅킹 이용 고객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고령층은 여전히 은행을 많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염리초등학교 6학년 교사가 온라인으로 연결된 학생들에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 제공=한경DB)

“학생은 번갈아 등교하고 선생님은 늘 학교에”

올해부터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았다는 유다현(26)씨는 “학교가 코로나19로 가장 많이 변동이 있었던 분야가 아닐까”라고 회상했다. 학기 초부터 개학이 지속적으로 밀리며 일시적으로 재택근무를 했다는 유 씨는 학교에서 마련해 둔 업무 포털을 이용해 필요한 업무나 자료수집 등은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되는 추세로 바뀌자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택했다. 학생들은 집에서 학습을 이어가고 교사들은 학교로 출근했다. 학교로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코로나19 담당 TF 팀을 만드는 것이었다. 유 씨는 “학생들이 언제 등교를 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학교 방역이나, 운영 방침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잦았다. 혹시 모를 돌발 상황을 대비해서 교사끼리 통화하는 시간도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 씨의 담당 학년은 줌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을 사용하기에 너무 어렸기 때문에 다른 학습 방법을 찾아야 했다는 점이 어려웠다고. 유 씨는 “올해 초등학교 교사들이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했던 부분은 ‘연구, 보건, 돌봄교실’과 같은 업무였다. 특히 돌봄교실의 경우 격일이나 격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등교하지 않는 날에는 혼자 있어야 하는 학생들을 돌보기 위한 ‘긴급돌봄교실’이 운영되면서 업무가 늘어났었다”고 말했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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