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세계] "남 눈치 보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않겠습니다" 박기연 '내가 꿈꾸는 회사가 지구에 없다면' 작가

입력 2020-11-12 17:46   수정 2020-11-13 17:27

[직업의 세계] "남 눈치 보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않겠습니다" 박기연 '내가 꿈꾸는 회사가 지구에 없다면' 작가




△(사진=박기연 씨의 유튜브 채널 '이상커플의 이상적인 라이프 Isangcouple')




[한경잡앤조이=장예림 인턴기자] 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이자 전화영어 업체 대표, 또 한 아이의 엄마이자 1만 이웃을 보유한 블로거 박기연 씨. 그는 스물아홉 동갑내기 남편과 함께 여행하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 잘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서울외고를 졸업하고 한국외대에 들어가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고 취업도 준비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다. 줄곧 열심히는 살아왔지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삶이었다. 스스로도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들어갈 줄로만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스물두 살 때 그야말로 ‘급커브’를 틀었다.

그는 22살 때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모은 100만 원을 가지고 스스로 직업을 만들기로 했다. ‘대기업’, ‘돈 많은 부자’는 그녀가 꿈꾸는 인생의 목표가 아니었다. 여러 시도와 실패를 겪은 후에 캐나다 선생님과 영어 회화를 연습하는 ‘전화영어’를 창업하게 됐고, 사업이 성장하면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대학교를 중퇴했다. 사업 초기 2년 동안 7가지 사업을 3~4개월 간격으로 열어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경험하며 사업가로서의 원칙을 세웠다. 

현재는 전화영어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하루 1~2시간만 투자하고 월 700만~800만 원의 수입을 유지하고 있다는 박기연 씨. 지난 10월 말, 그는 이때까지의 창업 도전기를 엮어 책 ‘내가 꿈꾸는 회사가 지구에 없다면’을 펴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디지털 노마드, 스물아홉 청년 창업가 박기연 씨를 만나 ‘1%가 아니어도 행복하게 생을 꾸려가는 법’에 대한 힌트를 들어보았다.





최근 창업 도전기가 담긴 책 ‘내가 꿈꾸는 회사가 지구에 없다면’을 발간했다. 책 소개를 하자면

“창업 도전기라고 해서 정말 거창한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길 바랐다. 창업에 도전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들을 위해 써 내려갔다. 내가 도전했던 창업들도 모두 인생의 한 부분 부분이었기에, 그 인생들을 살아가면서 느낀 나만의 생각들을 담아내고자 했다. 대학 중퇴, 22살 청년 창업가, 디지털 노마드 등... 대한민국에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자처했고, 그 삶을 향했던 선택들이 어떻게 스스로 행복의 기준이 됐는지 얘기하고 싶었다.” 

현재 하고 있는 일만 3~4개나 된다. 여러 일을 병행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가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서 절대 혼자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함께 사는 세상이기에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주면서 일을 하고 있다. 일단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동업자로서, 남편으로서, 아이의 아빠로서 든든한 힘이 되어 준다. 남편이 직장을 따로 다니지 않고 나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주위 지인들과 직원들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5만 유튜버이자, 1만 명의 이웃을 보유한 블로거로서 ‘기록’이란 어떤 의미인가

“틈날 때마다 영상과 글을 남기는 것을 취미로, 또 업으로 삼고 있지만 기록 하는 행위를 정의 내려 본 적은 없다. 다만 기록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기록을 하 면 나 자신과 대화를 자주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오늘 뭐 먹지’, ‘오늘 날씨 춥네’ 등과 같은 일상적인 단상은 기 록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생각들이나 이야기들은 기록을 하면서 정리가 되고, 그 정리가 결국 나의 것이 된다. 내 마음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으니 1차적으로 좋고, 요즘은 이런 생각 하나하나 가 모두 소중한 ‘콘텐츠’가 되니 2차적으로 좋다. 기록은 하지 않아서 좋을 게 없다.”

시간관리 비법이 있다면

“‘우선순위’를 지키는 것이다. 내가 지금 당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중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한 그 순위를 마음에 잘 새기는 게 중요하다. 나도 20대 초반에는 우선순위가 뒤죽박죽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고, 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만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순위들은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 마지막으로는 ‘돈’ 이런 식의 큰 틀을 짤 수 있게 됐다. 이 순위에 맞춰 움직이면 시간관리도 크게 어렵지 않다.”



학창시절 모범생이었던 만큼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은 없나

“부모님도, 주위 사람들도 처음에는 22살 어린 대학생이 창업을 한다고 했을 때 응원보다는 우려섞인 말을 많이 했다. 누군가는 나에게 돈을 가능한 많이 벌고 모아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나는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오래 살고 싶지 않았다. 또 살아가는데 있어서 치열하게 일해 많은 돈을 벌어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생존하는 데에 필요한 돈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도 무모한 발상인데, 먼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지금 단어 그대로 ‘행복’하기에 전혀 아쉬움은 없다.”

스스로에 대한 강한 확신과 자기애가 느껴진다. 일상 생활 속에서 마음의 중심은 어떻게 다잡는 편인가

“살아가다 보면 고민이 생기고, 또 해결해야 할 골치 아픈 부분들도 생긴다. 요즘 젊은이들 참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지 않냐. 하지만 힘들어서 내려놓고 싶을 때마다 ‘내가 지금 이 일을 왜 하고 있는 거지?’에 대한 물음을 계속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서로서로 더불어 사는 세상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 나는 지금 이 일로 누군가에게 도움울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의욕도 생기고, 마음의 중심이 선다.”



다양한 일을 하면서 20대를 보내왔는데, 앞으로의 다가올 30대, 또 중년의 인생 목표가 있다면

“대안학교를 세우고 싶다. 이건 내가 학창 시절 때부터 꿈꿔온 바이기도 하다. 건물을 세워올려 물리적으로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기 보다 지금 우리나라의 일률적인 교육제도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 나도 한국의 교육 시스템 안에서 착실하게 살아온 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결국 지금은 그 학벌들이 소용없는 일들을 하고 있지 않나. 어른들이 행복하지 않은 것도 슬픈데, 요즘은 그 교육들이 과열돼 아이들도 행복하게 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교육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관련한 분야를 계속 공부하고 그런 새로운 교육을 제안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갈 것이다.”

20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20대들 참 힘들다. 나는 여러분들이 걷는 지금의 힘든 길을 걷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개척해 걷고 있어서 상황은 조금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너무 크고, 원대한 무언가를 이루려는 생각을 하면 내 마음이 힘들다. 큰 목표,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목표들을 어깨 위에 올려진 짐이라고 생각 말고, 잘게 잘게, 아주 잘게 쪼개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해 보길 바란다. 하다가 안 되면 과감하게 손 털고 일어나는 것도 방법이다(웃음). 우리는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 하루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길 바란다.”



jyr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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