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스포티파이 온다…음원시장 무한경쟁

입력 2019-03-25 16:13   수정 2019-04-23 00:30

산업리포트

국내 업체들 뜨거운 경쟁 속
세계 최대 음원社까지 상륙
저작권 단체와 수익 배분 논의



[ 임현우 기자 ]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소리바다 주가가 지난 18일 20% 넘게 뛰었다. 세계 최대 음원업체인 스포티파이가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자 2013년부터 스포티파이에 국내 가수들의 음원을 공급해온 소리바다까지 덩달아 관심을 받으면서다. 음원업계 한쪽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음원업체들의 출혈 경쟁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 스포티파이까지 상륙하면 시장이 또 한 번 요동칠 것 같다”고 했다.

세계 최대 음원업체 상륙 초읽기

연간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음원시장이 ‘무한경쟁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최근 한국지사에서 일할 경력자들을 채용한 데 이어 국내 저작권 신탁단체들과 음원 저작료 배분율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 신탁단체는 가수, 작곡가, 작사가 등 창작자들에게서 권리를 위임받은 조직이다. 이들과 계약하는 것은 국내 서비스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08년 설립된 스포티파이는 세계적으로 2억 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소니뮤직, EMI, 워너뮤직, 유니버설 등과 제휴해 고품질 음원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월 9.99달러를 결제하는 유료 이용자도 7000만 명을 넘는다. 지금까진 한국에서 스포티파이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었고 국내 신용카드 결제도 막혀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스포티파이가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진출국을 넓혀 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늘어나는 K팝 콘텐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진출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행 음원전송사용료 징수 규정에 따르면 음원업체들은 저작권자에게 65%를 배분해야 하는데, 스포티파이는 일단 이보다 낮은 수준의 배분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할인·무료…또 과열되는 점유율 경쟁

지금까지 국내 음원시장은 포털업체와 통신사들끼리 경쟁하는 구도였다. 카카오 계열 ‘멜론’이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달리고 KT의 ‘지니뮤직’, NHN엔터테인먼트의 ‘벅스’ 등이 뒤따르는 가운데 SK텔레콤의 ‘플로’, 네이버의 ‘바이브’ 등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치고 올라왔다.

플로는 최근 모든 신규 가입자에게 ‘3개월 무료’를 내세워 점유율을 단숨에 15% 선까지 끌어올렸다. 멜론과 지니는 ‘2개월간 월 100원’ 행사를 시작해 맞불을 놨다. 오랫동안 SK텔레콤 멤버십 제휴를 기반으로 손쉽게 회원을 늘린 멜론은 SK텔레콤과 계약이 끝나자 사활을 걸고 1위 지키기에 나섰다.

스포티파이의 국내 상륙이 현실화되면 점유율 수성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음원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소비처가 넓어지면서 핵심 콘텐츠로 떠올랐다”며 “업체마다 당분간 총력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열되는 출혈 경쟁이 ‘제값 내면 손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2~3개월에 한 번씩 업체를 갈아타며 혜택을 ‘쏙쏙 뽑아먹는’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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