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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부동산 자금, 어떻게 하면 증시로 유입시킬 수 있나?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황효원 기자

입력 2025-09-01 08:47  



친증시 정책으로 잘 나가던 한국 증시가 지난 7월 말 세법 개정안 발표 이후 중국, 미국, 일본 등 주변국 증시 흐름과는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주주 요건 하향, 증권 거래서 인상,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별 차이 없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 인상 등으로 코스피 지수 5000을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서다.

이웃 중국인 친증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이후 중국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개인 투자자, 즉 부추 세력의 자금을 증시로 유입시키기 위해 주식 이외에 투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해외 투자 자금을 억제하거나 환수시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동산에 투자된 자금을 증시로 유입시켜 헝다 사태로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중국 증시도 강하게 상승하고 있다. 시 주석의 실각설이 누그러지기 시작한 지난 7월 말 이후 주가 상승률이 미국과 한국 증시를 제치고 주요 20개국 중에서도 가장 높다. 지난 상반기 성장률이 목표치를 상회했는 데도 증시가 부진해 통계 조작이지 않느냐는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훨훨 나르고 있다.


금융 위기 이후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예언했던 시각이 많았다. 특히 강남처럼 부동산 버블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일수록 많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이 폭락설의 근거로 내세웠던 부동산 이론으로는 베이비 붐 세대가 줄어들 것이라는 ‘인구통계학적 이론’, 강남 지역에 편중됐던 교육시설이 평준화된다는 ‘국토균형화 이론’, 부동산 가격이 일정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투기세력이 급속히 이탈돼 가격이 더 떨어지는 ‘가속도 이론’ 등이다.

하지만 이런 예상은 번번이 빗나갔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았던 강남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가장 빨리 오르고 있다. 이처럼 예상과 다른 현상이 나타난 것은 종전의 이론들이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에 외국인 유출입과 환율 움직임 등 부동산의 금융 교란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꾸준히 높아져 왔다. 출발은 토지 투자다. 국내 토지 국내 토지 투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06년 초 일부 시점을 제외하고는 투자 면적과 금액 모두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특별자치도 지정 이후 중국인 등 외국인의 자유로운 투자를 허용했던 제주도의 경우 부동산 가격을 좌우할 정도까지 높아졌다.

금융 위기를 계기로 외국인은 토지 뿐만 아니라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토지와 달리 주거용 아파트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에 의해 교란 요인이 발생하면 우리 국민 생활에 미치는 파장은 의외로 클 수 있고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도 외국인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거론되기 시작하고 있는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란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주최국인 영국 선수보다 외국 선수가 더 많이 우승하는 것처럼 영국의 금융기관 소유주가 영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아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서만 이 문제를 다뤄왔다.

이론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해외 자본 확대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순기능으로는 각종 부동산 서비스 개선, 부동산 제도 및 감독 기능 선진화, 그리고 대외 신인도 제고 등을 꼽는다. 영국의 경우 86년 금융 빅뱅을 단행한 이후 초기 단계에서 윔블던 효과가 크게 우려됐으나 갈수록 순기능이 나타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다.

우리는 이미 윔블던 현상이 심한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영향을 보면 점차 심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의 윔블던 현상에 따른 영향을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현시점에서 역기능이 더 우려된다. 즉 외국인 자본이 우리 경제와 함께 발전하는 공생적 투자가 되지 못해 국부 유출과 직결된다는 의미다.

각종 부동산 관련 정책의 무력화가 우려된다. 해외 자본이 금융수익을 최우선시 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에 비협조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해외 자본이 확대된 만큼 우리의 경제주권이 약화된다는 의미와 같다. 국제사회에서 위기 발생국에 대한 IMF의 관리체제에 빗대 윔블던 효과를 ‘제2의 경제신탁통치 시대’라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동산 관련 기업의 경영권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글로벌 펀드들이 벌처펀드형 투자,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추세가 심해짐에 따라 종전과 같은 수준의 외국인 비중이라 하더라도 기업이 느끼는 경영권 위협 정도는 더 심하다. 이밖에 소득불균형을 심화시켜 신용불량, 자살 등 사회병리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주식 등 다른 자산에 비해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큰 점도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의 의한 '서든 스톱' 문제를 검토해야 할 때가 왔다. 자산효과란 부동산 등 자산가치 변화에 따라 가구의 일반적인 소비수준이 증가하거나 감소해 경기에 미치는 긍정 혹은 부정적 효과를 말한다.

보유 자산의 가치변동은 자산 처분, 자산 담보 등을 통한 자금 조달 경로로 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역으로 자산가치 하락 시 소비 감소를 유발한다. 가계소비의 자산효과는 금융제도 특성, 가계 자산구성, 금융자산 축적 정도, 주거 형태 차이 등에 따라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우르는 아파트의 자산효과가 주식의 자산효과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그린스펀은 미국 주식자산이 1달러 증가하면 소비가 3∼4센트 증가하는 반면, 주택자산의 소비증대 효과는 1달러당 10∼15센트로 최소한 주식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들은 주택가격이 하락되면 소비에 미치는 역자산 효과는 같은 폭으로 상승할 때보다 더 크다고 추정했다.

반면 국내 자산시장은 연구자별로 결과의 일관성이 나타나지 않으나 주택에 의한 자산효과는 실증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주택가격변화에 따른 소비지출 변화는 미국과 비슷했으나 주택가격 하락이 하락할 때는 역자산 효과가 큰 점이 달랐다. 특히 환금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었던 아파트의 가격 변화에 따른 소비지출변화는 높게 나타났다.




현 정부가 가장 고민하는 강남 등 부동산에 들어간 자금을 증시로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내국인이 오히려 불리한 역차별 문제까지 제기돼 왔던 외국인을 규제해야 한다. 내국인보다 더 강화하는 것이 맞지만 최소한 역차별 문제만 시정하는 차원에서 규제가 나오더라도 강남 등 수도권 부동산 투기가 집히면서 그 투자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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