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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여신' 된 2살 아이…부모 품 떠났다

입력 2025-10-03 16:46  


네팔에서 힌두교도와 불교도의 숭배를 함께 받는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로 2살 여자아이가 새롭게 뽑혔다.

3일(현지시간) CNN과 AP통신에 따르면 쿠마리로 선출된 인물은 32개월 된 아리야 타라 샤캬다. 그는 의전용 가마를 타고 집을 나서면서 환호하는 인파의 환영을 받았고, 카트만두의 사원 궁전으로 들어가 여신으로서의 삶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신도들은 아리야의 발에 이마를 대며 경의를 표했고, 꽃과 돈을 바쳤다.

아리야의 아버지는 "어제까지만 해도 그냥 내 딸이었는데 이제는 여신이 됐다"며, 아내가 임신했을 당시 여신의 꿈을 꾼 일화를 전하며 특별한 운명을 예견했다고 말했다.

앞서 2017년 쿠마리가 됐던 트리슈나 샤카(11살)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갔다.
쿠마리는 산스크리트어로 '처녀'를 뜻하며, 네팔의 네와르 공동체 샤캬족에서 2∼4살 소녀가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야 선발된다. 피부와 치아, 눈, 머리카락에 흠이 없어야 하며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통적 기준이 적용된다.

쿠마리는 신성성을 인정받는 동안 사원 궁전에 머무르며 축제 때에만 외출이 가능하다. 초경을 시작하면 신성이 다음 소녀에게 옮겨간다고 여겨 후임에게 자리를 내준다.

이 때문에 가족은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지만, 일부 쿠마리 출신은 결혼을 기피하기도 한다. "쿠마리 출신과 결혼한 남자는 일찍 죽는다"는 미신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오래전부터 이 제도를 문제 삼아왔다. 유엔은 2004년 쿠마리 제도를 아동 조혼과 함께 "여성 차별"로 규정했다. 네팔 대법원도 2008년 "쿠마리도 아동으로서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판시했지만, 제도는 존속 중이다. 인권 단체들은 "소녀를 부모와 사회로부터 격리해 인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한다.

다만 최근 들어 변화도 있었다. 쿠마리는 사원 궁전 안에서 개인 교사에게 수업을 받고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네팔 정부는 은퇴한 쿠마리에게 월 110달러(약 15만5,000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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