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민당 새 총재로 다카이치 사나에 중의원(하원) 의원이 선출되면서 일본의 정치가 다시 강경 우파 성향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카이치는 '여자 아베'로 불릴 만큼 보수 색이 짙은 정치인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정치학자인 도쿄대 사카이야 시로 교수는 이번 총재 선거를 두고 "다카이치 의원이 선출된 이번 총재 선거는 자민당 역사로 본다면 아베 신조 내각 퇴진 이후 당의 노선을 수정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사카이야 교수는 자민당이 2001년 출범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을 정점으로 하는 '개혁의 시기'를 거쳐 우파 이데올로기 색채를 강화했고, 2012년 아베 전 총리가 재집권하며 1강 체제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정권을 거치면서 '아베 색채'가 옅어졌고 이시바 시게루 정권에서는 중도화 현상이 일어났지만, 이달 중순 총리직에 오를 다카이치 총재는 아베 색채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카이야 교수는 정권이 오래가려면 우파 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적절한 민생 대책도 필요하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이러한 균형을 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 총재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주된 요인 중 하나가 자민당의 보수화를 바라는 당원과 의원들의 기대감이었다고 짚었다.
다카이치 총재가 당권을 잡으면 지난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우익 성향 야당 참정당 등으로 이탈한 보수층 표심을 되찾아올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 출마자 5명은 대부분 외국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다카이치 총재는 나라 공원에서 외국인이 사슴을 폭행한다는 주장까지 하며 외국인 대책 강화 필요성을 호소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다카이치 진영에서는 "극단적"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일부 지방의원들은 오히려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다카이치 총재는 이처럼 자신을 지지해 준 당원과 의원에 대한 구심력 유지를 위해 보수적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2위로 낙선한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진영 관계자는 "참정당 약진으로 당원은 보수 지도자를 원했다"며 "총재 선거 결과, 자민당은 우경화할 것"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한편 외신들은 다카이치 총재 선출을 계기로 일본과 아시아 이웃국의 관계가 를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녀는 일본의 전몰자를 추모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자주 방문했다"고 상기하면서 "현직 일본 지도자들의 이런 참배는 중국과 한국 모두에 도발적 행위로 간주된다. 그곳들에서는 제국주의적 팽창 기간 일본이 저질렀던 잔혹 행위에 대한 기억이 깊게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NBC 방송은 다카이치 총재가 "자신의 영웅이 영국의 전 지도자 마거릿 대처라고 말하는 강경 보수주의자이며, 일본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전 총리의 동지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재의 집권이 일본에서 "아베 시절로의 회귀"로 받아들여진다면서 "그녀의 민족주의적 역사관이 중국과 한국 등 동아시아 이웃들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