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AI 낙관론으로 무장했던 증시가 거품 우려에 취약해지는 모습인 가운데 기저에는 AI에 의존한 상승장이 길어지고 극단적으로 좁아졌던 시장 폭에 대한 투자자들의 누적된 피로도 깔려 있다고 합니다. RBC캐피털은 “미 증시를 지탱해 온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피로감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AI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다니엘 핀토 JP모간 부회장은 AI에 대한 가치 평가가 실제보다 앞서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하며 “AI 밸류에이션에 아마도 조정이 있을 것이고 이는 시장 전반으로의 조정으로 번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AI 과열을 최대 리스크로 지목했으며 20년 만에 처음으로 기업들이 과잉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역시 ‘AI 분야의 치솟는 밸류에이션과 막대한 투자’를 의식한 발언을 보였습니다. “시장에 비합리적인 요소들이 존재하고 구글이 폭풍우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AI붐이 붕괴될 경우 구글을 포함해 그 어떤 기업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투심이 약화된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3% 하락했으며 증시 약세와 함께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비트코인도 한때 9만 달러 선이 붕괴됐습니다. 이토로의 브렛 켄웰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움직임은 증시의 선행 지표이며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아래로 하락하면 약세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고 이는 증시에도 부담을 줘 내림세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AI가 버블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강합니다. 트루이스트는 “추가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보이고 있는 기술주의 장기적 성장 스토리가 강력한 수익 모멘텀이 건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12월을 앞두고 내년 증시 전망도 이어졌는데 UBS는 “2026년 S&P500 지수가 75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모간스탠리는 S&P500 지수의 내년 목표치를 7800으로 상향했습니다.
한편, 일본에서는 엔화와 증시 그리고 국채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약세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과거 아베노믹스처럼 적극적으로 재정을 확대하고 금융 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일명 ‘사나에노믹스’가 본격적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암초를 만났습니다. 대규모 추경 예산 편성 소식에 더해 AI 관련 기술주의 고평가 부담까지 겹쳤습니다. 또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타이완 관련 발언으로 인해 중국은 이른바 ‘한일령’에 나서는 등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 우려가 커지면서 닛케이 지수는 3.2% 하락해 상호 관세 부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으며, 다카이치 총리의 경기 부양책이 국가 재정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로 엔화 가치 역시 하락해 엔달러환율은 9개월래 최고 수준 보였고 유로화 대비로는 유로화 도입 이후 엔화 가치가 최저 수준 보였습니다. 관련해 바클레이즈는 “사나에노믹스가 지속적인 엔화 약세를 유발한 가능성이 높으며 158엔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외환시장의 불안과 함께 장기채 금리 역시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7년 5개월래 그리고 20년물 국채 금리는 26년래 최고 보였고 4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발행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닛세이기초연구소는 “지속적인 재정 확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로 채권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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