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쌓이고, 대출은 주춤"…2년 만에 최저 찍었다

입력 2026-05-03 07:32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은행 예금은 꾸준히 늘고 대출 증가세는 둔화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하 예대율)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말 평균 예대율은 96.0%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분기 말 95.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93.6%로 가장 낮았고 NH농협은행 93.9% 우리은행 97.1% 하나은행 97.4% KB국민은행 97.9% 순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만 1년 전보다 2.7%p 상승했고 나머지 은행은 모두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3.5%p 떨어졌고 하나은행 1.3%p 우리은행 0.7%p KB국민은행 0.6%p 각각 낮아졌다.

5대 은행의 평균 예대율은 지난해 2분기 말 97.0%까지 올랐다가 이후 3분기 96.3% 4분기 96.2%로 내려오며 완만한 하락 흐름을 이어왔다.

이 같은 변화는 예금과 대출 증가 속도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5대 은행의 원화 예수금은 지난해 1분기 말 1,668조1,934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765조823억원으로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은 1,618조5,159억원에서 1,685조4,093억원으로 4.1% 늘었다.

예금은 약 97조원 증가했지만 대출은 67조원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자금 유입 속도가 대출 확대보다 더 빨랐다는 의미다.

예금 증가세는 이른바 '머니 무브'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활황으로 자금 이탈 우려가 있었으나 중동 사태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고 대기성 자금이 상당 부분 은행으로 유입됐다"고 말했다.

대출 증가세 둔화는 특히 가계대출에서 두드러졌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 738조6,5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765조8,259억원으로 3.7% 증가했다. 전체 대출 증가율 4.1%보다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해 말 767조7,750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0.3% 감소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대출은 증가했지만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부족했다. 1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869조3,1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 늘었고 직전 분기 대비로도 2.0% 증가했다.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1년 동안 1.3% 올해 들어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수출 쪽은 좋지만 내수가 문제"라며 "민간 소비가 일어나지 못하니 대출 증가세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고 예대율이 하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 조달 부담이 낮아지면서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 확대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지난달 평균 1.512%p로 집계됐다. 1년 전 1.472%p보다 0.04%p 확대된 수준이다. 이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최대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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