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장애인 고용 '후퇴'…돈으로 의무고용 회피

입력 2013-01-28 08:01  

은행권에선 하나銀, 증권계는 미래에셋증권 꼴찌 수준

금융권의 장애인 고용 실적이 지난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책임 이행에 적극 나서겠다는 공언은 허언이 된 셈이다.

28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장애인 고용 저조기업 명단'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상시근로자 1천명 이상 민간기업 가운데 장애인 고용비율이 1.3%를 밑도는금융사는 22곳(은행 5개ㆍ증권사 9개 보험사 7개, 카드사 1개)이었다.

이들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은 2.5%다. 고용부는 장애인 고용 비율이의무고용비율보다 현저히 낮은 기업의 명단을 매년 두 번 공개한다. 명단 발표 예고기간에 장애인을 고용하거나 고용절차를 진행하는 기업은 명단에서 제외된다.

이번에 이름이 공개된 금융사들의 장애인 고용비율은 평균 0.76%다. 2011년 같은 기간 0.80%보다 0.04%포인트 줄었다.

은행권에서는 하나은행이 상시근로자 8천780명 가운데 장애인 60명(의무 고용인원의 0.68%)을 뽑아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전년 같은 기간(0.71%)보다장애인 고용비율이 더 낮아졌다.

그다음은 한국씨티은행 0.69%, 외환은행[004940] 0.75%, 우리은행 0.78%, 스탠다드차타드은행 1.01% 순이었다.

2011년 6월에 은행권 최하위(0.54%)였던 신한은행은 이번 명단 발표 예고기간에장애인 특별채용을 해 명단에서 빠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장애인 고용에 속도를 냈던 기업은행[024110] 외에는의무고용비율을 맞춘 은행이 없는 것으로 본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037620]의 장애인 고용 실적이 0.33%로 의무고용비율을 크게 밑돌았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2011년 6월 말(0.36%)보다 고용 실적이 줄었다. 당시 0.29%로 증권사 가운데 고용 성적표가 가장 나빴던 교보증권[030610]은 0.86%로 개선됐다.

하나대투증권(0.41%)과 HMC투자증권[001500](0.50%), 우리투자증권[005940](0.61%), 한국투자증권(0.62%), 동양증권[003470](0.67%) 등도 의무고용 비율을 지키지못했다.

보험업계에서는 ING생명보험(0.38%), 롯데손해보험[000400](0.62%), 미래에셋생명보험(0.84%) 등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장애인 고용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항변한다.

장애인들이 영업 현장에서 고객과 원활한 상담을 하기 어렵다 보니 맡길 수 있는 업무가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복잡한 금융업무를 수월하게 해낼 만한 장애인을 찾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시중은행 인사 담당 관계자는 "주로 경증 장애인이 후선 업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고용을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고용과 업무 배치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전문적인 금융 업무를 무리 없이 해낼 만한 장애인들은 정작 금융권보다 안정적인 공기업을 선호한다는 것도 인사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이러다 보니 금융사들은 1년에 최대 20억원에 육박하는 고용부담금을 내는 것으로 의무고용을 회피한다.

금융권의 이러한 행태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장애인 고용을 외면한 채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 등 전시성 행사에만 신경 쓰는 것은 반쪽짜리 사회공헌활동이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불과 2년 전까지 장애인 고용 실적이 저조했던 기업은행이 지난해에는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의무고용비율을 달성(11월 기준 2.54%)한 점을 예로들며 금융사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마인드(마음가짐)를 바꾸고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통해 의무고용비율을 달성한 사례가 있다"며 "다른 금융기관도 충분히 (장애인 고용 확대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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