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취임 한달…"외유내강 리더십 기대이상">

입력 2013-04-21 06:01  

전문가 "현안 산적, 앞으로가 중요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정부조직개편으로 부활한 경제부총리의 자리에 앉게 된 그는 내정 순간부터 '깜짝 인사'로 눈길을 끌었고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적격' 논란에 시달려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채 출발선에 서야 했다.

그러나 그의 취임 한 달은 일단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특유의 '부드러우면서강단 있는 소통의 리더십'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경제는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다. 북한의 공격위협은 경기 회복이 쟁애물이 되고 있다.

경제민주화 논쟁은 재계와 정치권의 힘겨루기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환율전쟁, 재정건전성 확보, 지하경제 양성화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 밑그림 잘 그렸다 현 부총리는 새 정부의 첫 경제수장으로 지난 2월 17일 내정됐다. 이튿날부터예금보험공사에 임시 사무실을 마련하고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기재부 업무 파악을시작했다. 그러나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도덕적 흠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자질론은 확산했다. 야당의 반대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돼 임명이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야당의 임명철회 공세에 시달리던 그는 내정 한 달여만인 3월 22일 임명장을 받고 취임식을 가졌다.

우여곡절 끝에 취임에 성공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훼손된 리더십과 전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서의 '학자적 성향'은 현 경제위기 타개의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단명(短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부총리는 주변의 걱정과 달리 빠르고 강했다.

6일 만인 28일 새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GDP)을 종전 3.0%에서 2.3%로 낮췄고 일자리 증가폭을 32만 개에서 25만 개로 내렸다.

현 부총리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가감 없이 반영해 경제전망치를 조정했다"면서 대신 재정, 금융 등 거시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내수·수출을 뒷받침하는정책을 선제적으로 펼칠 것을 약속했다.

예상보다 큰 하향조정에 당일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연 2.45%로 0.13% 포인트떨어졌다. 그러나 '경제실상을 국민에게 솔직히 털어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흘 뒤인 4월 1일에는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내놨다. 양도세·생애최초주택구입자 취득세 한시 면제, 공공부문 공급물량 축소, 프리워크아웃 확대·주택지분매각제 등 하우스 푸어 지원방안 등이 골자였다.

그는 "기존 부동산대책과는 달리 수요-공급 측면의 패키지 정책을 통해 주택시장의 조속한 회복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책수위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실무자들의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우리가 먼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현 부총리가 설득했다는후문이다.

16일에는 추가경정예산을 발표했다. 역대 두 번째 규모인 17조3천억원에 달했다. 세수감소를 감안한 세입경정예산 12조원과 민생안정,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5조3천억원을 세출 예산으로 잡았다.

이달 말에는 񟭍 대외경제정책 추진방안'이 5월에는 민·관 합동으로 마련되는 '투자활성화 방안'이 예정돼 있다.

◇현오석의 키워드는 '내실', '소통', '현장' 현 부총리가 취임 이후 강조하는 키워드는 내실과 소통, 현장이다.

떠들썩하고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차근차근 바닥을 다져 나가자는 것이다. 5일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와 15년 만에 부활해 10일 처음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어느 부처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게 아닌 협조와 협업으로 내실을 다질 것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책을 할 때 출발점은 듣기"라는 것이 부총리의 소신이다.

지난 16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와 서울관광고 방문 때 쏟아지는 재계의 불만과교장, 교사, 학생들의 발언을 꼼꼼히 메모하면서 끝까지 경청했다. 활발한 대외활동외에 예보와 서울청사 간에 원격화상보고시스템을 구축해 직원 누구나 대화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타운홀 미팅 등 직원과의 접점을 넓히는 노력도 적지 않다.

현 부총리는 요즘 간부회의 때마다 '현장'을 강조한다.

"현장이 정책수립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며 정책을 입안할 때나 실행할 때현장을 챙길 것을 주문한다. 3월 23일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분당 한살림 생활협동조합을 찾았다. 지난 7일 부동산시장 현장 방문에 이어 8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16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 등은 본인 스스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

◇때로는 혼란도…앞으로가 중요 그의 정책은 때로 삐걱댔다.

스스로 나서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음에도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Ɗ·1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은 핵심인 양도소득세 한시 감면의 시기를 놓고 불만이 터져 나오자 발표 하루 만에 부총리가 직접 보완 가능성을 시사해 공격을 받았다. 적용 주택기준은 9억원 이하, 국민주택규모(85㎡) 이하로 발표됐다가 비(非)강남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로 '전용면적 85㎡ 이하이거나 6억원 이하인 주택'으로 바뀌었다.

한 발짝 앞선 발언과 정교하지 못한 정책이 빚어낸 결과였다.

그럼에도, 한 달간 그의 정책 행보에 대한 전문가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경기활성화 정책은 생각보다 신속하게 나왔고 정책 방향도 나름대로 좋았다"고 평가했다.

활동성과 전문성을 갖춘 추경호·이석준 1,2차관 등과의 팀워크도 역대 최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경제는 작년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0%대의 저성장 흐름이지속하고 있다. 북한 리스크와 엔저 우려로 코스피 시장은 1,900선으로 주저앉았고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는 등 금융시장은 불안하다.

고용시장에서는 2,3월 두 달 연속 20만 명대의 취업자 증가에 그쳤다. 특히 청년과 자영업자의 취업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세계경제 불확실성 속에 수출과 제조업생산은 위축되고 있다. 기업을 옥죄는 듯한 경제민주화 논쟁도 조율해야 할 과제다.

유 본부장은 "현 부총리 체제의 새 정부 경제팀의 역할은 앞으로가 막중하다.

경기활성화 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하고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면서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yk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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