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엔화절하폭 역대 최고수준…연말 120엔 전망"

입력 2013-05-26 11:00  

최근 엔화 절하폭이 지금까지 엔화 약세 시기를통틀어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 김천구 선임연구원과 임희정 연구위원의 '엔화 가치 급락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엔저(円低·엔화가치 약세) 현상이 시작된 작년 9월부터 최근까지 엔화는 달러당 78.2엔에서 100.9엔으로 올라 가치가 22.5% 급락했다.

이는 지금까지 3차례에 걸친 엔화 약세 시기 중 절하 폭이 가장 컸던 2차(1995년 6월∼1996년 7월) 22.8%(84.5→109.4엔)에 근접한 수준으로, 1차(1988년 6월∼1990년 5월) 17.3%(127→153.5엔), 3차(2004년 11월∼2007년 6월) 14.5%(104.8→122.6엔)를 훌쩍 뛰어넘는다.

연구진은 "주요 투자은행들은 엔저 현상이 앞으로 1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상반기말에 달러당 110엔, 연말에 120엔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엔저는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올해 연평균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기록할 경우 국내 총수출은 5천334억 달러로 작년보다 2.6%, 110엔일 경우 5천202억달러로 5.2%, 120엔일 경우 5천80억 달러로 7.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품목별로는 철강, IT, 기계, 석유화학 순으로 큰 피해를 입는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엔저는 국내 수입도 감소시키지만 이는 수출 감소폭에는 못 미쳐 올해 평균 엔화가 달러당 100엔이면 무역수지가 작년보다 15억 달러 적은 268억 달러, 110엔이면100억 달러 적은 18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올해 평균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기록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약 0.2% 포인트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최근 17조3천억원의 정부 추가경정 예산 편성으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 0.3% 포인트에 버금가는 수치다.

엔저로 인한 수출경쟁력 약화는 국내 기업들의 가치를 떨어뜨려 한국 주식시장위축으로도 이어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외환당국은 일본 정부의 정책과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시장 불안정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대응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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