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2차 명단 발표…재벌그룹 탈세의혹 실태>(종합2보)

입력 2013-05-27 18:46  

<<방송 내용 추가>>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7일 발표한 재벌총수 일가의 조세피난처 2차 명단에는 ▲최은영 한진해운[117930] 홀딩스 회장과 조용민 전 대표이사 ▲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이 포함됐다.

또 ▲조민호 전 SK증권 부회장과 조 전 부회장의 부인 김영혜씨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와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뉴스타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들 7명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쿡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홀딩스 회장·조용민 한진해운 대표이사 뉴스타파에 따르면 국내 최대 해운 물류기업인 한진해운 홀딩스의 최은영 회장과 조용민 전 한진해운 대표이사는 UBS 홍콩지점의 소개로 2008년 10월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와이드 게이트그룹'이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의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불과 20일 전인 같은 해 12월9일,이 유령회사의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전무였던 재무통 조 전 대표는 등기이사로 포함됐다.

페이퍼컴퍼니의 발행 주식은 총 5만주로, 이 가운데 최 회장이 90%인 4만5천주,조 전 대표이사는 10%인 5천주의 주식을 각각 취득했다. 그리고 1년 뒤인 한진해운은 2009년 12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유영 조세정의네트워크 동북아시아 대표는 "기업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 등을어떻게 (당국이) 인식할 것이나에 따라 세금이 많이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회사가 분할할 때도 (세금 회피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진해운 측은 "회사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최 회장도 2008년10월설립한 것은 맞다고 했지만 2011년 11월 조 대표가 사임할 때 본인은 그 회사 주주에서 빠졌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하는 조 전 대표는 관련 내용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뉴스타파는 "재벌그룹 자금담당이나 비서실출신이 만든 페이퍼컴퍼니는 (재벌가와 연관이있다는) 상당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은 한화 도쿄지사 소속이던 1996년 2월 중순 영국령 쿡 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라는 신탁회사를 만들었다. 자신을 신탁설정자·보호자·수익자로 등록한 페이퍼컴퍼니였다.

그리고 이 회사에 연결된 '파이브 스타 아쿠 리미티드'란 회사를 통해 같은 해3월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한 호화로운 고급 아파트를 매입했다. 또 8월에 같은아파트를 한 채 더 사들였다.

이 연결회사는 아파트 두 채를 2002년 6월 한화그룹의 일본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에 매각했다.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한 회사의 팩스 교신엔 아파트 매각으로 235만494달러의 수익이 생겼으며 이를 황 사장에게 보내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신탁은 절세, 탈세, 이혼소송에 따른 위자료 부담의 회피, 기업 파산 후 채무 부담 회피를 위해 자기 자산을 숨겨놓는 상품"이라며 "그럴 수밖에 없는 좋지 않은 동기가 숨겨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뉴스타파의 사실확인 요청에 "난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화 측은 "황 사장이 개인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반박했다.

뉴스타파는 아파트 구입 당시 황 사장이 39세의 일개 직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어 개인자산이 아닌 진짜 소유주를 숨기기 위해 명의를 빌려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나중에 그룹예산으로 다시 사들였다는 점도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화그룹은 이날 기존 입장을 번복해 "한화재팬이 임직원 복리후생 등으로 부동산이 필요했으나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황사장이 대신 구입했다"며 "상식적인, 보통의 방법이 아닌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소유주가 김승연 회장이 아닌가'란 질문에 "아니다. 한화재팬이다"라며 부인했다.

◇조민호 SK증권 전 부회장 SK 역시 의혹을 받고 있다. 조민호 전 SK증권 부회장은 지난 1996년 1월 싱가포르의 한 은행을 통해 본인을 등기이사로, 익명의 인물 1명을 주주로 내세운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이란 페이퍼컴퍼니를 버진아일랜드에 세웠다.

이 회사의 서류상 발행 주식은 단 1주에 불과하다. 이 한 주를 조 전 부회장의부인 김영혜씨가 익명의 주주로부터 2003년 10월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회사가 부인에게 승계된 것이다.

조 전 부회장은 뉴스타파에 "외국에 아는 친지가 자신이 국외에 보유한 자산을줄 테니 한국에 있는 돈을 좀 달라 해 은행에 부탁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입금해주고 한국에 있는 돈을 제가 찾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사실일 경우 이는 불법 외환거래수법인 '환치기'로 조세당국모르게 금융자산을 빼돌린 것이 된다고 뉴스타파는 주장했다.

조 전 부회장은 돈에 용처에 대해서도 "자녀가 유학 간다든지 외국에서 뭘 한다고 하면 나중에 도와주려는 용도"라고 말했다.

반면에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실제 생활하는 외국이 아닌 버진아일랜드처럼 아주 낯선 곳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돈을 넣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1996년 당시 부사장급에 불과했던 그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며 이 자금이 사실상 SK그룹 오너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SK 측은 "퇴직 임원의 개인적인 일인만큼 언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차 사장 대우그룹과 관련해서도 2개의 페이퍼컴퍼니가 발견됐다.

첫 번째 회사는 크레디트아그리꼴 싱가포르 지점이 알선해 '콘투어 퍼시픽'이란이름으로 버진아일랜드에 2005년 7월 설립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이다.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가 단일이사 겸 주주였다. 그는 당시 시세가 5억원에 불과한 아파트에 살았다.

이 전 이사는 뉴스타파의 확인 요청에 "종합상사의 성격이 일에 욕심을 내다보면 그런 구좌도 만든다"며 "실적에 쫓기고 사업을 하려다 보면 편법을 안 쓸 수 없다"며 사실상 회사차원의 움직임이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대우인터내셔널측은 "2005년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해당) 법인과 거래한내역이 없다"며 관련을 일절 부인했다.

대우그룹과 연관된 두 번째 회사는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이 2007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다.

이 페이퍼컴퍼니는 로저 황(Rodger Huang)이란 인물과 '케이다캐피탈그룹'이라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유령회사가 등기이사로 돼 있다.

유 전 사장은 케이다캐피탈그룹 등 8명의 주주 가운데 1명이다. 페이퍼컴퍼니와관련을 부인하던 유 전 사장은 관련서류를 들이밀자 "벤처 캐피털 투자를 위해 6만달러를 투자한 것"이라며 "김우중 회장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를 실질 소유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케이다캐피탈그룹은 또 다른 정체불명의 회사 6개가 공동소유하고 있어 실제 주인이 누군지 알 수없도록 만들어놨다. 일반적인 벤처캐피탈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이유영 대표는 "법인주주가 들어가 있는 버진아일랜드 등을 통한 역외 탈세전략의 전형적인 경우"라고 비판했다.

redflag@yna.co.kr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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