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시 한국서 외국인 채권 34조원 '대탈출' 우려

입력 2013-06-23 07:01  

은행 단기차입은 100조원…증시에선 이미 5조원 '썰물'탄탄한 실물경제 여건에도 환율·부도위험 1년만에 최고

미국발 금융불안이 위기로 확대될 경우 외국인 채권 34조원이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우려가 큰 것으로분석됐다.

위기가 닥치면 '서든스톱(sudden stop)'이 우려되는 은행들의 단기 외화차입은100조원 가량이다. 증시에선 불과 이틀새 5조원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채권 98조8천억원 가운데 유출 위험이 있는 자금은 34.8%인 34조4천억원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첫번째 양적완화(QE1)가 시작된 2008년 말 이래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채권자금이 61조3천억원 새로 유입됐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에 유입되는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중 91.5%는 글로벌 자금사정과 투자자의 위험회피 성향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61조3천억원의 91.5%인 56조1천억원이 유출 위험에 노출됐으며, 이 중에서 안정적인 중앙은행·국부펀드의 보유분(38.7%)을 뺀 34조원은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의 채권 투자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만기가 돌아와도 대부분 재투자해 보유잔액은 지난달보다 1조4천억원 늘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그러나 현물과 달리 국채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이후 이틀 새 2만계약 넘게 순매도해 시장 불안을 가중시켰다.

유출 위험 측면에서는 은행의 단기 외화차입도 마찬가지다. 단기 외화차입이란외국에서 1년 미만의 만기로 달러화를 빌리는 것이다.

은행(외국계 은행 국내지점 포함)의 단기 외화차입은 지난달 말 현재 870억3천만달러, 최근 환율을 적용하면 약 100조원이다.

당국은 은행 단기차입이 줄줄이 끊기면서 외화자금 경색 사태가 벌어졌던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한 학습효과로 단기차입을 되도록 장기차입으로 돌리도록 했다.

이 결과 은행의 단기차입 비중(전체 차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2분기 69.8%에서 현재 47.2%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운 차입금이 단기 자금인 셈이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연거푸 자금을 빼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7일부터 11거래일 동안 5조2천억원의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연중 최저 수준인 31%대로내려왔다.

15개월 연속된 경상수지 흑자와 비교적 탄탄한 재정건전성에도 금융시장 지표에반영되는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국가부도위험 지표로 인식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21일 107bp(1bp=0.01%포인트)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높아졌다.

당국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은 이틀새 달러당 23.9원 올라 지난해 6월의 1,156.

2원 이후 1년만에 가장 높아졌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2개월 만에 처음 19를 넘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며 "양적완화 종료로 외국인 자금이 얼마나 빠질지 몰라 심리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장이 계속 불안해지면 미국이 출구전략시기를 미룰 수 있다"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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