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 증권사는 '울고' 보험사는 '웃고'

입력 2013-06-26 06:02  

증권사, 채권 평가손실 급증…보험사는 역마진 해소 기대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가시화에 증권사와 보험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보유 채권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있는 반면, 보험사들은 최대의 골칫거리인 확정금리상품 역마진 해소 문제를 해결할호기를 맞았다는 분위기이다.

◇ 134조원 손에 든 증권사…채권값 폭락에 '울상' 채권가격 급락으로 그동안 채권 보유량을 꾸준히 늘려왔던 증권사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62곳이 보유한 전체 채권 규모는 외화·원화채권 통틀어 총 134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대 증권사로 꼽히는 우리투자증권[005940], 현대증권[003450], 삼성증권[016360], KDB 대우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57조6천억원이다.

증권사들이 채권 보유 규모를 확대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열풍이 있다.

CMA 수요가 늘어나면 환매조건부채권(RP) 운용 규모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CMA상품 판매에 집중했던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 규모도 덩달아 늘어났다.

또 대형 증권사의 경우 투자은행(IB) 업무인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채권 규모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 62개사의 채권 보유 규모는 작년 1분기 말 105조9천억원에서 3분기 말 120조5천억원, 다시 올해 1분기 말 134조원으로 계속 불어났다.

이처럼 증권사의 채권보유 규모는 늘어난 상태에서 최근 금리가 급등하자(채권가격이 급락하자) 업계에서는 채권투자 손실에 따른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채권시장이 나쁘면 주식시장이라도 좋았기 때문에 둘 중 한 시장에서라도 수익을 낼 수 있었는데 요즘처럼 두 시장 모두 나쁜 적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채권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대형사 중 일부는 이미 채권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들었고, 중소형사도 지금보다 금리가 더 상승하면 손실을 피할 수 없을것 같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최근 증권사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만기가 긴 장기채 중심으로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증권사가 내놓은 채권 물량을 매수할 주체가 없는 상황이어서 증권사의손절매가 채권 가격의 하락 즉 금리 상승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것이다.

신동수 NH농협증권[016420] 연구원은 "보통 금리가 상승할 때 은행과 보험사 등장기투자 성향의 기관이 저가매수에 나서는데, 현재 금리 상승 리스크가 시장에 남아있는 탓에 이들조차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역마진 줄이자" 보험사는 '희색'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국내 보험사들의 자산 운용에는 되레 청신호가 켜졌다. 보험사들은 3월말 현재 467조원에 달하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시장금리의 하락으로 말 못할 속병을 앓아왔다. 특히 생명보험사는 `금리 역마진'으로 인한 고민이 심했다.

생보사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높은 이율의 확정금리를 내세워 저축성 보험을대거 유치했다.

하지만, 이후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자 이들 상품은 보험사에 손실밖에가져다주지 않는 `불효 상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금리가 올라가야만 이 손실을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어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은 생보사들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생보사들이 고객들에 확정금리를 제공해야 하는 상품 규모는 15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확정이율 연 6% 이상의 고금리 상품이 64%에 이른다.

손해보험사도 금리 인상이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대규모 적자 등으로 인한 영업 부문의 손실을 막대한자산을 굴려서 나오는 투자 부문의 수익으로 메우고 있다.

보험사의 자산 운용은 대부분 채권, 대출 등 금리와 연동된 상품으로 이뤄진다.

시장금리의 상승 추세가 뚜렷해지면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도 한층 나아진다는얘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로 금리상승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시장에서 보험업종의 주가는 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전체 주식 시황은 나빠지지만 보험주만 들썩이는 형국이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의 수익은 이자소득자산에 편중돼 있는 구조라 주가보다는 금리에 훨씬 큰 영향을 받는다"며 "이번 양적완화 축소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쪽이 생보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ykbae@yna.co.kr redfla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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