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군 대기업그룹들 "우린 동양과 다르다"

입력 2013-10-03 09:23  

주요 재벌그룹 채권단이 이들 계열기업군의 채무상태 개선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좋지 않은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 위기를 맞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웅진과 STX·동양 등 재계 30위권 안팎의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지자 시장에서 '위험 기업군'으로 불려온 업체들을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셈이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의 걱정스러운 시선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최근 경영환경이좋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의 과도한 우려가 현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업체까지 사지(死地)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줄줄이 침몰한 기업들…금융시장 "동양 다음은…?"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채무계열에 속한 재벌그룹 가운데 재무구조가 좋지않거나 주력계열사의 실적이 나쁜 그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기업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해석이 나온다.

은행권과 금융시장의 이런 우려에는 올해 초 'STX 사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감독규정은 금융감독원이 전년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그 이전 연도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 잔액 대비 0.1% 이상인 계열기업군(소속기업체 포함)을'주채무계열'로 정해 금융기관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현대자동차, 삼성, SK, LG, 현대중공업[009540], 한화[000880], CJ[001040], 동부, 신세계[004170], STX[011810], 금호아시아나 등 30곳이 선정됐다.

STX·동부·한진·금호아시아나·대한전선·성동조선 등 6곳은 올해 전부터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STX가 STX팬오션의 공개매각 추진을 기점으로 STX그룹 부실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결국 지주사인 ㈜STX를 비롯해 조선해양·중공업·엔진·포스텍은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개선)에 버금가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팬오션과 STX건설은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상태이고 STX에너지는 일본계 금융회사 오릭스에 팔렸다.

채권단은 STX그룹 지원에 약 5조원을 쏟아부었다.

채권은행의 모니터링을 받는다고 무조건 안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주채무계열에서 빠져 있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근의 동양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동양의 금융권 여신은 약 9천억원이다. 이 중 은행권 여신은 산업은행, 농협,우리은행 등 3곳에서 대출받은 6천억원 정도다.

이에 비해 동양시멘트[038500], 동양레저 등 동양 계열사가 발행한 CP와 회사채규모는 2조3천억원 이상이다.

은행 빚이 적어 은행과 감독당국의 간섭은 피했지만 결국 CP와 회사채 '돌려막기'가 어려워지자 비교적 탄탄하다고 평가받던 동양시멘트를 포함해 5개 계열사가법정관리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한 증권사의 건설 담당 연구원은 "단기자금 조달 창구가 원활하지 않은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인데 이런 리스크는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요즘같은 상황이라면 업체는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많고 적고에 상관없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 "동양과는 상황 달라…과도한 우려 자제해야" 증권업계과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동부그룹, 두산그룹, 한진그룹, 현대그룹, 코오롱그룹 등이 재무상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동양사태가 재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해운·건설 등 일부 부문의 업황 부진으로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동양그룹처럼 마땅한 주력 사업이 없는 회사를 중심으로 출자전환 구조가 짜여져있거나 금융권 차입 대신 CP와 회사채를 과도하게 발행한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정부에 차환 발행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설이 돌았던 동부그룹 측은 연말까지 돌아오는 동부건설 회사채와 내년 말까지 돌아오는 그룹 회사채에 대한 상환계획을 모두 세워놨다고 설명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사업 구조가 철강·전자·건설 등으로 다각화돼 있고 주로은행과 거래하기 때문에 시장성 차입도 전체 차입의 3분의 1 정도"라며 "하이텍은최근 실적이 반등하는 기미가 보이고 건설도 미분양 충당금을 충실히 쌓았다"고 전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도 "미분양 부담을 일부 해소했고 보일러 사업부문 매각 등 사업구조조정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꾸 마녀사냥 식으로 '다음에 쓰러질 그룹은 어디'라고 하면 정말 어려워질 수 있다"며 언론과 시장의 해석에 대해 우려가 담긴 지적을 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또한 '제2의 동양'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정부의 회사채 안정화 대책 직후 현대상선 등이 차환 발행을 신청했지만9월과 10월에는 아직 신청 기업이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름이 거론되는기업 가운데도 사정이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은 기업이 많다"며 "크게 우려할 단계는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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