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장·은행장 5명 임기만료…'인사태풍' 부나>

입력 2013-10-30 06:02  

내부선 연임 기대…'당국 리스크'에 반대파 견제도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5명의 임기가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차례로 만료돼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내부에선 대부분 연임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이들이 넘어야 할 산도만만치 않다. 벌써 일부는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일부 CEO(최고경영자)는 당국의 검사나 제재가 걸려 있어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권토중래'를 노리는 반대파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정치권의 인사 풍향계에 민감한 금융권의 특성상 'PK(부산·경남)'처럼 특정 지역에 편중된다는 논란이 불거질 경우 예상이 빗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금융 이목 집중…한동우 회장 연임할까 금융권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신한금융지주 회장 인선은 다음 달 중순 이후본격화할 전망이다.

한동우 현 지주 회장은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성공할 경우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서 첫 연임 사례가 된다.

신한금융은 'CEO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한 회장의 임기 만료일(내년 3월23일)로부터 3개월 전까지 후임 인선을 마쳐야 한다.

통상 1개월가량 걸리는 인선 과정을 고려하면 내달 중순께 현재의 지배구조위원회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로 전환, 회장 후보 물색에 들어간다.

한 회장은 회추위 전환에 앞서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그를 제외한 사외이사 5명으로 회추위가 꾸려져 회장 후보를 선정, 12월 중순께열리는 이사회에 통보한다.

현재까지는 한 회장의 연임을 점치는 이가 많다. '신한사태' 이후 무난하게 조직을 추스르고, 실적 면에서도 다른 금융지주에 견줘 양호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사태를 수습하고 조직이 가까스로 안정화했는데 한 회장이 3년 만에 물러나면 어떡하느냐"며 "수장이 바뀌면 조직이 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연임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한금융 안팎에선 한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는 세력도 엄존한다. 라응찬전 회장과 대립했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따르는 인사가 여전히 계열사 대표에서 일선 부서장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게 포진한 것도 사실이다.

한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면 신 전 사장 쪽이나 정치권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인사가 들어와 회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이를 의식한 듯 "내부 출신은 '나 때문에 그동안 일해온 조직이 망가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내부 출신이 실적도 좋게 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준희·신충식·김종준·윤용로 행장도 시험대 신한금융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기업은행장 선임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기업은행[024110]의 첫 내부 출신 행장인 조준희 현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27일이다.

조 행장은 연임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리고 있으나, 주변에선 조 행장이 연임을 내심 바라고 있으며 성공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기업은행의 한 임원은 "경영의 연속성을 고려해 자행(기업은행) 출신 전통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 행장이 연임하거나, ƈ인자'인 김규태 수석부행장이 행장을물려받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문제는 기업은행장의 경우 대부분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온 데다 고 강권석 전 행장을 제외하면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이다.

내년 3월1일 임기가 끝나는 신충식 농협은행장의 후임 인선도 내달 중순께 시작될 예정이다. 신·경 분리 이후 첫 은행장이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으나, 농협은행 안팎에선 교체 쪽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교체를 전망하는 이유는 신 행장이 농협중앙회에서 이례적으로 오랜 기간 임원을 맡아온 데다, 은행장 후보 추천권을 가진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취임 이후첫 금융계열사 대표 인사라는 점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중앙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지만, 신동규 전 회장과 계열사 인사를 놓고 갈등을 빚은 점을 고려해 지주 회장의 의견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 행장이 교체되면 김주하 농협금융 부사장, 김준호 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김현근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상무 등이 후임 하마평에 오르내릴 수 있다.

내년 3월 주주총회 때 임기가 만료되는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단위로 연임되는 구조라 한 번 연임하면 각각 3년과 2년이 보장되는 조 행장, 신 행장과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은 내년 3월께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후보를 정하면 각 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 여부가 정해진다.

◇재판·당국 리스크에 지역편중 논란 가능성도 신한금융→기업은행→농협은행→하나·외환은행으로 이어지는 CEO 인사에서 현직 CEO들이 낙관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각자 크고 작은 '아킬레스건'이 있다는점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올해 안에 '신한사태'의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한 2심 재판부의 판결과 신한사태 당시 야당 정치인 등의 계좌를 불법 조회했다는의혹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계좌 불법 조회 의혹은 한 회장의 재집권에 반대하는 세력이 정치권에 제보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가 돌아 검사 결과가 어떻게나오든 작지 않은 파문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고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하나캐피탈이 지원했다가 손실을 냈다는 의혹을 사 금감원의 제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하나은행 내부에선 김 행장이 연임의 결격사유가 되는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는 받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최근 제재 결정이 미뤄진 게 오히려 징계 수위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금감원 안팎에서 들린다.

최근 정치권의 'PK 편중인사' 논란이 금융권에서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한동우 회장과 김종준 행장이 부산 출신이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부산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때도 강만수 전 산은금융회장(경납 합천)을 필두로 이팔성 우리금융회장(경남 하동), 어윤대 KB금융회장(경남 진해) 등이 PK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PK 독식' 논란이 한바탕 회자된 바 있다.

zheng@yna.co.kr, ksw08@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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