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의 5만원권, 국민 1인당 18장꼴…"도대체 어디에 있나"

입력 2014-06-05 06:07  

발행 5년만에 전체 유통화폐 잔액의 3분의2 차지

5만원권이 발행 5년만에 시중 유통화폐 잔액의약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빠른 속도로 보급이 늘고 있다.

경제 규모의 확대에 따른 화폐 이용의 편익 제고 등을 위해 발행이 결정된 5만원권은 2009년 6월23일 처음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해 만 5살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대체를 비롯한 화폐의 제조·유통 비용 절감 측면에서는확실히 효과를 내고 있으나 지하경제의 수단인 '검은 돈'으로서도 기능하는 등 문제점도 불거져왔다.

◇ 5년만에 시중 화폐의 3분의2 차지 첫 발행 이후 5만원권의 수요는 확대일로의 길을 걸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발행 첫해인 2009년말 5만원권의 시중 발행잔액은 9조9천23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10년 18조9천962억원, 2011년 25조9천603억원, 2012년 32조7천665억원, 2013년 40조6천812억원 등 한해 7조∼8조원 규모로 늘었다.

이에 따라 시중에 풀린 화폐(기념주화 제외) 중 5만원권의 연말 발행잔액 비중은 2009년 26.6%, 2010년 43.9%, 2011년 53.3%, 2012년 60.3%, 2013년 64.2%로 높아졌다.

올해 4월말에는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이 43조8천510억원으로, 전체 화폐 잔액의65.9%를 차지했다.

5년만에 그야말로 국내 화폐 구성의 지각 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은 장수로는 8억7천702만장으로, 1인당 17.8장가량 보급돼있는 셈이다.

5만원권 발행 이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한때 직장인들의 비상금 수단이던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감소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5만원권이 발행되기 전인 2008년 하루 평균 결제규모가374만2천건에 달했다.

그러나 2009년에는 307만3천건으로 전년보다 17.9% 줄어든 것을 비롯해 매년 감소폭이 커져 지난해에는 112만9천건(1천129억원)에 그쳤다.

애초 고액권인 5만원권을 도입한 취지가 은행권의 제조 및 유통비용 절감, 국민의 화폐사용 편의 제고 등인 만큼 일정 부분 역할을 한 셈이다.

◇ 지하경제 수단 등 논란은 지속 애초 5만원권이 나올 때부터 음성 거래 등 지하경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차떼기'에 사용된 사과상자에는 1만원권으로 약 5억원,007가방에는 1억원이 들어갔지만 5만원권을 사용하면 사과상자에는 25억원, 007가방에는 5억원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1억원을 전달하려면 007가방 1개가 필요했지만 5만원권을 사용하면 양주박스 1개로도 가능하다.

지난해에도 지하경제 수단으로서 5만원권이 주목을 받았다.

정부가 지하경제의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5만원권의 환수율 하락,개인금고 시장의 확대 등 지하경제 확산을 의심케 하는 정황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 그쳤지만 2010년 41.4%, 2011년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가 지난해 48.6%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탈세 등 지하경제수요가 오히려 늘어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정확한 원인 분석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액권 중심의 화폐 수요 증가는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 3월 발표한 연차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강화되고 저금리로 화폐 보유성향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5만원권의 증가 원인을 추정했다.

다만, 지하경제 부문은 분석이 어렵고 과학적으로 따져볼 수 있는 원인만 들여다본 평가라는 단서를 달았다.

비슷한 황색 계통인 5만원권과 5천원권과의 혼동 등 크고 작은 문제들도 있다.

5천원권인줄 알고 5만원권을 냈다가 거스름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했다는 불만섞인 민원이 아직도 한은에는 간간이 접수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그림을 보고 돈을 구별해 여성인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원권은 오히려 헷갈려 하지 않는다"며 "그런 문제까지 고려해 5만원권은 가로 길이를 5천원권보다 12㎜ 더 길게 만드는 등 세심하게 도안한 화폐"라고 말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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