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간 협력으로 국제금융시장 '파고' 넘자"

한은·IMF 공동 콘퍼런스서 아시아 금융통합 효과 논의가와이 도쿄대 교수 "아시아 자체적 금융안정 기구 세워야"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정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이 자체적인 협력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주장이 제기됐다.

3일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주최로 열린 '아시아 금융의 미래' 콘퍼런스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파고를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한 한 방법으로 아시아 역내금융통합이 논의됐다.

콘퍼런스에서 가와이 마사히로 도쿄대 교수는 "아시아 지역에서 각국 재무부,중앙은행, 규제 당국 등이 참가하는 자체적인 금융안정 포럼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와이 교수는 "이 포럼이 아시아 지역 내에서 시스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금융기관들을 파악하는 동시에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해당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정책 협조 방안도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WB) 수석 이코노미스트,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 담당 보좌관을 거친 가와이 교수는 1990년대부터 서구 자본에 대응하기 위한 아시아 지역 금융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가와이 교수는 "대규모 저축을 보유한 중국과 일본이 지역 내 금융통합과 금융시장 개방을 촉진해야 한다"며 "중국의 경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양호한지배구조를 갖추고, 가입국과 원활한 협조 아래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발표자인 이완 아지즈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장도 아시아 국가들의 '위기공동 대응체계' 마련을 제안했다.

아지즈 국장은 "중국의 그림자 금융 문제 등 금융통합으로 국가 간 상호의존성이 커진 데 따른 부정적 충격이 발생하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며 "그러나 위험에대한 대응이 여전히 개별 국가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콘퍼런스에서는 역내 금융통합의 긍정적·부정적 효과도 활발히 논의됐다.

쳉 훈 림 IMF 부국장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과 가계의 빚이 늘어나면서 거시·금융위험이 커졌지만 통화·재정정책의 활용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아시아 지역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부문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경우,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통합이 강화될것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림 국장은강조했다.

마이클 더브루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는 금융통합의 효과에 대해 "금융시장이 개방되면 위험 선호 성향이 증가하게 되며, 위기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면서도 "그러나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금융통합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보다 충격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